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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企에 ‘살아남기 경영’ 전수 5000여건

입력 | 2008-12-20 02:58:00

전경련 자문봉사단 위원들이 ‘2008년 지역순회 중소기업 경영자문 상담회’에서 창원지역 중소기업 경영자들에게 조언을 해주고 있다. 사진 제공 전국경제인연합회


■ 전경련 中企자문단, 5년간 컨설팅

기술자형 CEO 많아 마케팅마인드 부족

일시적 자금지원보다 체질개선 도와야

《권동열 전국경제인연합회 중소기업자문봉사단 위원은 지난해 찾은 한 중소기업이 제대로 된 영업 전략을 갖추고 있지 않은 것을 확인하고 적지 않게 놀랐다. 3대째 이어온 중견 목공예회사로 제품을 정성껏 만들었지만 영업망이 없는 데다 계획 없이 재고를 쌓는 식으로 생산했다. 권 위원은 회사 역량의 60%를 마케팅에 쏟으라고 제안했고, 이 회사의 올해 매출액은 작년보다 20%가량 늘었다.》

전경련이 2004년 8월부터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운영하고 있는 중소기업자문봉사단 자문 건수가 5000건을 넘었다. 자문위원들은 전직 대기업 최고경영자(CEO) 또는 임원 출신이다.

이들 가운데 4명의 자문위원을 만나보았다. 이들은 “당장 1년 후를 준비하는 중소기업이 없다”며 “자금 지원에 앞서 이들에게 ‘앞으로 살아남는 법’을 가르쳐 주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 한국 중소기업, 변해야 산다

오세희 중소기업자문봉사단 위원장은 한국 중소기업의 자세 변화를 강조했다. 오 위원장은 “현장의 중소기업들은 아직 변화에 나서지 않고 창업 당시의 경영 방식을 고수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회사 규모와는 상관없이 내일을 위해 5%만 투자하면 회사가 나아지는 게 보인다”며 “변화에 둔감한 ‘기술자형 CEO’가 중소기업에 많다 보니 현장에서 마케팅이나 경영전략의 문제가 생긴다”고 진단했다.

영업력 부재도 중소기업이 고쳐야 할 사항으로 꼽혔다. 권동열 위원은 “공통적으로 중소기업들은 마케팅 능력이 떨어진다”며 “조금만 손대면 크게 개선되는 부분도 많아 안타까울 때가 있다”고 말했다.

류진국 위원도 “기술력이 있는 기업이 기초적인 경영전략과 영업력 부재 때문에 그대로 무너지는 모습을 많이 봤다”며 “현장에서는 유통 채널을 어떻게 만드는지 모르는 기업도 많았다”고 전했다. 지나치게 기술력에만 의존하는 중소기업의 ‘기술자 정신’이 오히려 영업 소홀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는 지적이다.

○ 자금 지원보다 체질 개선 도와야

자문위원들은 현재의 경제위기가 오히려 체질 개선의 기회가 될 수 있게 하는 방향으로 정부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오 위원장은 “우선 중소기업 CEO들의 인식 전환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면담해 보면 종업원에게 ‘내가 너희를 먹여 살리니 내가 시키는 대로 해라’라고 생각하는 경영자가 적지 않다는 것.

그는 “회사를 끌어올리는 원동력은 인재와 시스템”이라며 “경영방침과 종업원에 대한 생각을 바꾸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세금을 깎아주는 것으로는 미래 중소기업 육성이 힘들다”며 “결국 내부 시스템을 바꿀 수 있는 도움이 중소기업을 살리는 길”이라고 덧붙였다.

심항섭 위원은 “중소기업들이 대기업의 재무, 영업, 마케팅을 배울 수 있도록 정부가 나서서 기회를 만들어 줘야 한다”며 “자금 지원으로 1년 버티는 것보다 ‘어떻게 기업을 운영하는가’를 배울 수 있는 길을 열어줘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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