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순이익 1조168억원 330% 급증
달러자금 조달 쉬워… 국내銀은 30% 감소
외국은행 국내지점(외은지점)들이 올해 국내 진출 후 최대의 실적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상반기 외은지점들의 당기순이익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330%가량 늘어난 반면 국내은행들은 30%가량 줄어들어 대조를 이뤘다.
9일 은행권에 따르면 JP모간체이스은행, HSBC, 모건스탠리 등 16개 외은지점의 1∼9월 당기순이익은 1조1085억 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211% 급증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에 진출해 있는 39개 해외 은행 54개 서울지점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1조168억 원, 총자산은 226조5000억 원을 기록했다. 국내시장 점유율도 6월 말 기준 12.4%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포인트 늘었다.
외은지점의 순익이 급증한 것은 국내 은행보다 달러자금 조달이 용이해 낮은 금리로 해외에서 달러를 빌려 높은 금리의 국내 원화 자산에 투자해서 얻는 무위험 재정거래의 차익이 늘었기 때문이다.
외은지점들이 국내 국공채 및 대출채권으로 올해 상반기에 거둬들인 이자이익은 8471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1956억 원)보다 333%나 늘었다.
HSBC 관계자는 “본점과 지점 간의 거래를 통해 국내 시중 은행들보다 외화 조달을 낮은 금리로 할 수 있었다”며 “외화 유동성 위기로 한국에 달러가 모자라면서 외화 대출에 대한 이자가 높아진 것도 수익을 높일 수 있었던 요인”이라고 말했다.
원-달러 환율 폭등으로 외화자산에서 막대한 평가이익이 발생한 것도 순이익 증가의 요인인 것으로 분석됐다.
금감원 관계자는 “환율이 급등하면서 외화대출채권 등 외화자산의 평가이익이 증가했다”며 “해외에서 외화자금을 조달해 유가증권, 대출채권, 파생상품자산 투자를 늘려 수익을 올렸다”고 말했다.
외은지점의 유가증권 투자 수익은 보유 채권의 평가 및 처분이익이 늘면서 지난해 상반기 3965억 원 적자에서 올해 555억 원 흑자로 돌아섰다.
외은지점이 좋은 성과를 거둔 반면 국내 은행의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은 6조9000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9조9000억 원)에 비해 30.7%나 줄었다.
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류원식 기자 rew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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