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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북 억지력 핵심… 전력공백 우려

입력 | 2008-11-17 02:50:00



‘철수 추진’ 본보 4월 보도 당시 韓美 극구 부인

美 “이라크-아프간 장기전에 아파치 수요 절박”

일각선 ‘주한미군 해공군 위주 본격 재편’ 분석


미국이 주한미군의 아파치 공격헬기 1개 대대를 한반도에서 빼내기로 결정한 것은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의 ‘아파치 수요’가 절박하기 때문이다.

▽주한미군 아파치 왜 빼나=미군의 아파치 헬기들은 그간 이라크와 아프간에서 현지 안정화 작전과 무장세력 색출임무에 집중 투입됐다.

그러나 장기간 고강도 작전을 수행하면서 아파치 전력의 피로도가 누적돼 정비와 배치 일정에 적잖은 차질이 빚어졌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조지프 필 주한 미8군 사령관은 16일 기자회견에서 “미 육군의 아파치 헬기 15개 대대 가운데 주한미군의 2개 대대를 제외하고 나머지 대대는 이라크와 아프간에 여러 차례 투입됐다”고 밝혔다.

군 고위 관계자는 “미 측은 가급적 주한미군의 아파치 전력을 대북 억지력 차원에서 유지하려 했지만 올해 들어 이라크와 아프간의 지상군 감축이 본격 추진되면서 방침을 바꾼 것”이라고 말했다.

주한미군의 아파치 헬기 조종사들은 이라크와 아프간에서의 작전경험이 풍부하고, 고강도 훈련으로 단련된 베테랑들이다.

▶본보 10월 27일자 A14면 참조

▶ 강원 원주 주한미군 2사단 아파치헬기부대를 가다

▽본보의 ‘아파치 재배치계획’ 보도 왜 부인했나=본보가 4월 말 주한미군 아파치 1개 대대의 아프간 재배치 관련 방침을 보도한 이후 한미 군 당국은 이를 극구 부인해왔다.

일부 외교소식통은 “한미 양국 간에 아파치의 아프간 재배치 협의가 이뤄졌다”고 확인했지만 국방부 고위 관계자는 “보도가 사실이 아니며 그런 계획이 없다”고 반박했다.

또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도 6월 서울에서 열린 한미 국방장관회담 기자회견에서 “(주한미군의) 아파치와 관련한 어떤 결정도 내린 적이 없고 조만간 그럴 계획도 없다”고 부인했었다.

이에 대해 군의 고위 소식통은 “(과거에도 논의가 돼 왔지만) 아파치 전력 철수에 따른 전력공백을 메우는 방안이 확정되지 않은 데다 이명박 대통령이 3월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한미동맹 강화를 천명한 상황에서 아파치 재배치 발표를 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장광일(육군 중장) 합참 작전본부장은 “지난달 워싱턴에서 열린 한미군사위원회(MCM) 회의 후 본격 논의돼 14일 양국 국방장관이 최종 승인했다”고 말했다.

▽전력공백은 없나=한미 군 당국은 아파치 헬기를 대체할 A-10 공격기가 무장이 뛰어나고 신속히 배치될 수 있어 주한미군의 전력수준은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북한의 대규모 기갑부대와 특수부대의 해상 침투를 최전방에서 저지하는 아파치 전력이 절반으로 감축될 경우 일정 수준의 전력공백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많다.

또 미 측이 A-10기 등 대체전력을 ‘일시적으로(temporarily)’ 배치한다고 밝힌 것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한편 육군 전력인 아파치 헬기의 재배치를 계기로 2012년 4월 전시작전통제권 전환에 대비한 주한미군의 전력이 해공군 위주로 본격 재편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월터 샤프 주한미군 사령관을 비롯해 주한미군 측은 “전시작전권이 전환되면 주한미군은 해공군 위주의 지원체제로 전환될 것”이라고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

또 2004년 미2사단 1개 여단이 이라크로 차출된 이래 대규모 전력이 한반도를 빠져나간 것은 처음이어서 아파치 전력 재배치가 주한미군을 세계 각 지역으로 재배치하는 ‘전략적 유연성’의 신호탄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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