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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대선 거칠어지나

입력 | 2008-10-28 03:00:00


초조해진 극우파 ‘섬뜩한 편지’ 공세

“오바마 찍으면 제2 홀로코스트 일어날 것”

오바마측 “패색 짙어지자 절망감 드러내”


미국 대통령선거가 7일 앞으로 다가왔지만 버락 오바마 민주당 후보와 존 매케인 공화당 후보의 지지율 격차는 7.6%포인트(주요 여론조사 평균)로 그다지 좁혀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패색이 짙어가는 상황에서 미국 내 강경 보수파 그룹들은 현실로 다가오는 듯한 ‘오바마 대통령 시대’를 저지하기 위한 총공세에 나서는 양상이다.

보수파 기독교 단체인 가족행동포커스(Focus on the Family Action)는 최근 ‘2012년 오바마 시대로부터의 편지’라는 e메일을 대거 발송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해외 파병을 주저한 결과 미국 내 4개 도시가 테러 공격을 당해 수백 명이 숨지고, 러시아는 발트 해 국가들과 동유럽에 발을 뻗친다. 이스라엘은 핵 공격을 당하고, 이라크는 테러조직 알 카에다가 점령한다….”

 “6 대 3으로 리버럴 성향 판사가 주도권을 쥔 대법원은 동성애 결혼을 합법화하고, 보이 스카우트가 동성애자를 지도자로 채용하는 걸 거부하지 못하도록 하며, 동성애자인 지도자가 소년들과 한 텐트에서 야영하는 걸 허용한다. 보이 스카우트는 항의 표시로 스스로 해산해버릴 수도 있다.”

이뿐이 아니다. 한 기독교 근본주의 계통의 잡지 발행인은 독자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오바마 시대에는 동성애와 낙태권이 강화되고, 세금은 오르며, 기독교를 증오하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커질 것”이라며 “그가 당선되면 우리가 알고 있는 삶은 끝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격전지인 펜실베이니아 주에서는 “오바마 후보에게 투표하면 제2의 홀로코스트가 발생할 것”이라는 e메일이 7만5000여 유대인 유권자들에게 발송됐다.

샌드라 슐츠 뉴먼 전 펜실베이니아 주 대법관 등 유대계 공화당 지도자 3명의 서명이 담긴 이 e메일은 “수많은 우리 조상이 1930, 40년대 경고신호를 무시한 게 결국 불행한 사태로 이어졌다”며 “11월 4일에 잘못된 결정을 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하고 있다.

‘최후의 심판일 시나리오’처럼 섬뜩하게 들리는 이런 주장을 따져보면 사실관계의 왜곡이 태반이다.

해외 파병 및 군사력 사용에 대한 오바마 후보의 정책은 공화당과 별다른 차이가 없다(워싱턴포스트 27일자 분석). 그는 이란과 북한 핵문제, 테러 대책에도 강경하다. 동성애자의 권리를 옹호하지만 동성애 결혼 합법화는 각 주가 알아서 판단할 문제라는 견해를 고수하고 있다.

오바마 캠프는 이런 공세에 대해 “패배에 직면한 절망감의 반영”이라고 반박하면서 “매케인 후보가 명확히 선을 그어야 한다”고 비판하고 있다.

보수파 내부에선 “패배의식을 떨쳐버리자”는 목소리도 쏟아져 나오고 있다.

미첼매드슨 그룹의 아론 미시킨 컨설턴트는 27일 위클리스탠더드 기고문에서 “역대 대선을 보면 부동층은 결국은 좀 더 안전한 선택을 하기 마련”이라며 “굳이 브래들리 효과가 아니더라도 부동층은 투표일 당일 매케인 쪽으로 기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워싱턴=이기홍 특파원 sechepa@donga.com

▼한국인 79% “누가 되느냐에 따라 국익 영향”

갤럽 조사 70개국 중 최고▼

한국인들은 미국 대통령선거에서 누가 이기느냐에 따라 국익에 미치는 영향이 다를 것이라고 생각하는 비율이 상대적으로 매우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여론조사기관인 갤럽은 27일 한국을 포함한 70개국 응답자를 상대로 9월에 실시한 미국 대선 관련 국제여론조사 결과를 웹사이트에 공개했다.

‘누가 당선되기를 바라느냐’는 질문에 대한 70개국 국민의 답변 평균을 보면 버락 오바마 민주당 후보가 30%, 존 매케인 공화당 후보가 8%의 지지를 받았고 ‘의견 없음, 모른다, 답변거절’이 62%였다.

1000명을 상대로 조사한 한국의 경우 50% 대 24%로 오바마 후보 지지자가 많았다.

‘누가 당선되느냐에 따라 귀하의 나라에 미치는 영향에 차이가 있을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대한 70개국 응답 평균은 ‘차이가 있을 것’ 31%, ‘차이가 없을 것’ 21%였다.

‘차이가 있을 것’이란 의견의 비율이 가장 높은 나라는 한국이었다. 응답자의 79%가 차이가 있을 것이라고 답했고, 12%만이 차이가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갤럽은 “한국인들의 그런 견해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합의 내용에 오바마 후보는 반대하고 매케인 후보는 찬성하고 있는 데 따라 일정 부분 영향을 받았으며, 북한 문제에 대한 후보들의 견해 역시 요인이 된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한국에 이어 영국(63%포인트) 프랑스(56%포인트) 캐나다(53%포인트) 호주(55%포인트) 등도 차이가 있을 것이라고 보는 응답자 비율이 높았다.

워싱턴=이기홍 특파원 sechep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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