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서 만드는 한국 브랜드 ‘윈저’ 12병 한정생산
공정 자동화-꼼꼼한 품질관리… 中-日등 진출 계획
《위스키 ‘윈저’에 관한 퀴즈.
윈저는 한국 브랜드일까. 답은 ‘맞다’. 그렇다면 윈저는 국산 위스키일까. ‘아니다’가 정답. 윈저는 1996년 두산과 씨그램의 조인트벤처인 씨그램코리아가 출시한 브랜드다. 2002년에 디아지오가 씨그램을 인수해 디아지오의 한국 법인인 디아지오코리아가 브랜드 소유권을 갖고 있다. 하지만 윈저는 100% 영국 스코틀랜드 현지 공장에서 제조된다. 스코틀랜드 에든버러에서 서쪽으로 60km 떨어진 디아지오 킬마녹 공장. 매년 2000만 병가량의 윈저 12년, 17년, 21년이 생산되는 곳이다. 이 가운데 윈저 17년은‘슈퍼 프리미엄’(17년 이상) 위스키 중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제품이기도 하다.
한국에서만 한 달 평균 67만1000여 병이 팔리는 윈저 17년의 세계 판매량은 다른 동급 유명 브랜드 위스키의 판매량을 넘어섰다.》
디아지오 킬마녹 공장은 윈저 외에도 조니워커 골드와 블루, 딤플, 화이트호스 등의 위스키를 만든다. ‘윈저의 고향’인 킬마녹 공장 41번 라인에서는 병입을 비롯한 전 공정(工程)이 모두 자동으로 이뤄진다.
품질관리는 무척 까다롭다. 레이저로 병에 차오른 위스키의 높이를 일일이 점검해 높이가 조금이라도 다르면 불합격 처리한다. 또 시간당 4박스씩 표본을 뽑아 이물질이 없는지, 색은 괜찮은지 등을 육안으로 점검한다.
폴린 루니 킬마녹 공장장은 “한국 소비자들의 선택 기준이 무척 까다롭다”며 “다른 위스키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추 모양의 위조방지 시스템인 ‘윈저 체커’가 적용되는 것도 가짜 위스키에 민감한 한국 소비자들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에서의 성공에 힘입어 디아지오는 윈저를 글로벌 브랜드로 육성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디아지오는 ‘윈저 다이아몬드 주빌리(사진)’라는 한정판 제품 12병을 생산해 이 가운데 6병을 한국에서 판매하기로 했다. 나머지는 윈저가 진출할 아시아 지역에 차례로 출시해 윈저의 글로벌 브랜드 도약을 위한 마케팅 도구로 삼을 계획이다.
이 위스키는 50년 이상의 희귀 원액으로 블렌딩됐으며 병은 금, 은, 다이아몬드로 장식했다. 제조원가만 6만 파운드(약 1억4000만 원)라는 것이 디아지오의 설명이다.
김종우 디아지오코리아 사장은 “윈저 브랜드로 최고급 위스키가 나오는 것을 계기로 ‘한국 브랜드’인 윈저를 중국과 일본, 동남아 등에 적극적으로 소개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중국 등 주요 전략 국가의 현지법인에 윈저를 전담할 직원을 선발해 배치했다”고 말했다.
에든버러=주성원 기자 s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