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내다보는 국가전략 필요 한 - 러 실질협력 관계로 격상”

李대통령, 한-러 관계 개선 유공자들에게 훈장러시아를 공식 방문 중인 이명박 대통령이 28일 모스크바 크렘린궁 영빈관에서 한-러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한 러시아인 유공자 아나톨리 페르미노프 연방우주청장에게 수교훈장 광화장을 수여하고 있다. 그 뒷줄은 이날 같은 훈장을 받은 빅토르 이바노프 마약통제청장(왼쪽), 아나톨리 아르타모노프 칼루가 주지사. 모스크바=이종승 기자

■ 李대통령 어제 러 방문

“극동 시베리아 지역 개발 조기에 가시적 성과 기대”

이명박 대통령과 부인 김윤옥 여사가 28일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에 도착해 3박 4일간의 방러 일정에 들어갔다.

이 대통령은 도착 직후 모스크바 주러 대사관에서 열린 동포 간담회에서 “내일(29일) 러시아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 관계를 한 단계 더 격상시킬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과 메드베데프 대통령은 한-러 정상회담에서 양국 관계를 기존의 ‘상호 신뢰하는 포괄적 동반자 관계’에서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양국은 경제뿐 아니라 정치, 외교, 안보, 에너지·자원, 과학기술 분야 등에서 전반적인 실질협력 체계를 구축하게 된다.

이 대통령은 동포 간담회 직후 같은 장소에서 열린 특파원들과의 간담회에서도 “양국 관계가 격상되면 북한 문제에 대해서도 옛날에는 말할 수 없던 것도 협력할 수 있게 될 것”이라며 “중국 베이징 방문 당시 한국 공군기가 중국 지진 현장에 도착하는 것을 보고 양국 관계의 격상 의미를 실감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현대건설에 재직하면서 옛 소련을 방문한 사실을 떠올리며 “당시 러시아 가스를 한국에 끌어오려고 계약서까지 들고 갔으나 한국 정부가 무시했다”며 “당시 끝내지 못했던 대(對)러시아 자원 협력을 마무리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이어 리츠칼튼 호텔에서 열린 한-러 친선협회 만찬에서 “저는 일찍이 극동 시베리아 지역 개발에 많은 관심을 가져왔다”면서 “양국이 극동 시베리아 개발에 대한 실질 협력을 구체화해 조기에 가시적 성과를 거둘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이 대통령은 모스크바로 향하는 특별기에서 가진 간담회에서 “30년 뒤를 내다보는 국가전략이 필요하다”면서 “러시아는 전략적으로 중요한 나라이므로 양국 관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이번 방러는 ‘4강(强) 외교’의 완성이라는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또 특별기 내를 돌며 수행기자단과 잠시 만나 “이번에도 일정이 바빠 기자들이 제대로 쉬지 못할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모스크바=박성원 기자 swp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