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에 못생긴 여자는 없다. 단지 게으른 여자만 있을 뿐이다.’ (에스테 로더)
요즘 여성들은 참 화장을 안 한다. 그러다 보니 실력도 형편없다. 최근 비비크림이 대성공 했던 이유는 자연적인 생얼 메이크업이 유행이기도 했지만 화장한 티가 많이 나지 않으면서도 비비크림 하나만 바르면 되니 간편하고 사용이 편리했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게 평소에 화장해 버릇 하지 않다 보니 어느덧 여성들이 화장한 티가 나는 것을 매우 두려워하기 시작했다. 어쩌다가 발그랗게 볼 터치라도 하고 나설라치면 광대 같다느니, 술 취했냐 느니 하는 주변의 농담 섞인 핀잔에 화장실 가는 척 하며 슬쩍 티슈로 볼을 닦아내기도 할 것이다.
나는 옷을 입는 것도, 화장을 하는 것도 자신을 위해서가 아닌 남을 위한 행위로 여기는 요즘 여성들의 사고가 참으로 안타깝다.
메이크업을 한다고 해서 무조건 아름다워진다는 단언을 할 수는 없지만 메이크업을 통해 자신을 가꾸는 것 자체는 분명 아름다운 행위이다. 화장을 한다는 것은 보다 예뻐지기 위한, 시간과 물질의 투자 이상의 가치로 일상에 큰 활력과 즐거움이 될 수 있음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화장할 줄 모르는 절세미인보다 평범한 얼굴의 소유자라도 메이크업을 통해 자신의 장단점을 적절히 활용할 줄 아는, 감각을 지닌 여자가 더 풍요로운 인생을 만끽 할 수 있지 않을까?
단순히 예쁘고 못생기고의 문제가 아니다.
자신의 얼굴 안에 충분히 매력적인 캐릭터가 분명히 살아 숨쉬는데도 알아보지 못하고, 그 요소를 아름다움으로 이끌어 내지 못하는 것은 정말 안타까운 일 아닌가. 간이 되지 않아 밍밍한 찌개에 소금을 슬슬 친 이후에야 비로소 감칠맛이 우러나오듯 화장이란 여자에게 여자다운 맛깔스러움을 더하는 소금과 같은 것이다.
여성들은 메이크업을 통해서 외적인 아름다움 이상으로 내면을 단장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경험해 본적 있지 않은가?
완벽하게 성장했을 때와 청바지에 티셔츠를 입었을 때 사람의 걸음걸이와 말투가 옷차림에 따라 자연스레 변해지는 것을… 붉은 립스틱을 바르고 마스카라를 진하게 발랐을 때와 상큼한 볼 터치에 분홍빛 립 글로즈를 바른 날의 기분 차이를. 그럴 때면 여성의 행동과 눈빛은 자기도 모르게 바뀌게 된다. 스스로의 얼굴에 책임을 지는 것이다.
손톱을 길러서 야한 네일 폴리시를 바르고 카페에 앉아 물 잔을 쥐어보자. 소위 ‘끼’라고 하는 숨겨진 자아가 손끝에서 슬며시 고개를 내밀려고 할 것이다. 이렇듯 메이크업은 그날의 마음가짐과 태도까지 결정짓는 놀라운 힘을 발휘한다.
화장을 적절히 응용하는 것은 옷을 잘 입는데도 아주 유용한 기술이다. 의 여주인공 케리를 떠올려보자. 안나 몰리나리의 퍼 트리밍 카디건을 입을 땐 빈약한 볼에 펄이 들어간 핑크를 발라 사랑스러운 페미닌 무드를 업 시켰고 오스카 드라렌타을 입고 격식 있게 드레스업 할 때면 뉴트럴 톤으로 우아하게 보이게 했으며 프라다의 예술적인 나염 드레스일 경우는 드레스만 떠 보이지 않도록 같은 톤의 립스틱을 감각 있게 매치 시킨다. 이렇듯 적절한 메이크업은 그 옷의 분위기를 더욱더 고조시켜주는데 꽤 영향을 주는 것이다.
박태윤 | 메이크업 아티스트.
케이블채널 올리브TV의 ‘겟잇뷰티 다이어리’
(매주 금요일 오후 10시 방송)에서 아름다워지는
방법을 알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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