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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현대車의 勞勞갈등 파업, 도요타는 웃는다

입력 | 2008-09-01 02:59:00


올 상반기 국내에서 판매된 수입 신차 3대 중 1대는 일본차다. 혼다는 수입차 시장 점유율 19.1%로 1위를 차지했다. 일본차 렉서스와 인피니티가 거리를 달리는 모습은 이제 익숙한 풍경이 됐다. 8년 전 일본차가 한국에 상륙했을 때만 해도 이처럼 단기간에 수입차 시장을 석권하리라고 예상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일본차의 품질이 고객을 매료시킨 까닭이 크지만, 토종 자동차 메이커인 현대자동차의 파행적인 노사관계와 이에 따른 이미지 추락도 고객의 마음을 멀어지게 했다.

현대차가 그나마 세계 5위권의 자동차 업체로 성장한 데는 묵묵히 국산차를 사준 국민 덕이 컸다. 세계적인 자동차 업체를 우리 손으로 키워보자는 ‘애국심 마케팅’이 효력을 발휘한 결과다. 하지만 현대차가 노조가 생긴 1987년 이후 거의 매년 파업을 되풀이하자 현대차를 외면하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렉서스의 성공에 고무된 도요타자동차는 캠리 등 3개 차종을 내년 하반기부터 한국에서 판매할 계획이다. 현대차가 노사관계의 후진성을 극복하지 못하면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보유한 도요타에 내수 시장의 큰 몫을 내줄 수도 있다.

현대차 노사의 임금협상은 3개월이 넘도록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노사는 지난달 18일 임금인상 및 주간연속 2교대제와 관련해 의견 접근을 이뤘지만 노조 내 반대세력이 강하게 반발하는 바람에 타결이 무산됐다. 일부 반대파 대의원들은 협상장인 울산공장 본관 현관문을 봉쇄하고 노조 측 교섭위원의 출입을 막으며 실력행사에 나섰다. 결국 노조 집행부는 회사 측에 최초 노조안을 원안대로 받아들이라고 요구하면서 관철되지 않으면 부분파업을 벌이겠다고 엄포를 놓고 있다. 노노(勞勞)갈등은 노조지부장 선거를 앞둔 파벌 간 주도권 다툼과 관련이 있다. 6월 ‘광우병 쇠고기’ 파업을 부결시킨 양식 있는 노조원들이 감투와 이권 싸움에 눈이 먼 노동귀족들을 각성시키는 도리밖에는 없을 것 같다.

도요타는 53년 무분규 전통의 힘으로 세계 1위에 올랐다. 반면 왕년의 강자인 미국 제너럴모터스(GM)는 노조의 무리한 요구를 들어주다 경쟁력을 상실해 노사 공멸의 위기에 빠졌다. 현대차가 어느 길을 택해야 할 것인지 답은 뻔한데, 이 회사 노조는 아직도 나라 안팎 세상을 보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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