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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빛 발차기로 ‘10-10’ 고지 오른다

입력 | 2008-08-20 02:59:00


내일부터 금사냥 돌입

국기(國技)인 태권도가 한국의 2008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 10개 달성의 보루로 나선다. 한국 태권도 대표팀의 목표는 ‘금메달 3개 이상’.

베이징 올림픽 태권도에는 64개국 128명이 출전해 남녀 4체급씩 8체급에서 메달 경쟁을 한다. 한국은 여자 임수정(22·57kg급) 황경선(22·67kg급), 남자 손태진(20·68kg급) 차동민(22·80kg 이상급) 등 4체급에서 금빛 사냥에 나선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특정 국가의 금메달 독식을 막기 위해 국가별 출전 쿼터를 4체급으로 제한한 탓이다.

태권도는 세계적으로 평준화됐다. 실력이 백지장 한 장 차이다. 그날의 컨디션에 따라 승부가 갈린다. 한국은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고 있다.

임수정 손태진은 21일, 황경선은 22일, 차동민은 23일 메달에 도전한다. 한국의 종합 10위 달성 여부가 그들의 발차기에 달렸다.

●21일, 여자 57kg급 임수정

임수정은 파이터다. 쉴 새 없이 공격한다. 물러서는 법이 없다. 주무기인 왼발 뒤차기는 남자 선수도 움찔할 정도다. ‘누구든 꺾는다’는 자신감에 넘친다.

그는 이번이 올림픽 첫 출전이다. 국제대회 경험은 부족하다. 하지만 얼굴이 많이 알려지지 않은 게 강점이 될 수도 있다.

임수정은 지난해 9월 영국 맨체스터에서 열린 올림픽 세계예선 결승에서 베로니카 칼레브라스(이탈리아)를 꺾고 우승했다.

그의 경쟁자는 칼레브라스와 수리웬(대만), 미국 태권도의 자존심 ‘로페즈’ 가문의 다이아나 로페즈, 아지즈 탄리쿠루(터키) 등.

임수정은 베이징 올림픽에서 수리웬(대만)과 예선 첫 경기를 치른다. 올해 아시아선수권 우승자인 수리웬을 넘으면 금메달을 위한 8분 능선은 넘는다.

●21일, 남자 68kg급 손태진

손태진은 내성적이고 차분하다.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림이 없다. 냉정을 잃지 않는 승부사 기질이 강점이다.

그는 지난해 올림픽 세계예선 결승에서 비에라 아브루(쿠바)를 꺾고 우승했다.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 경쟁자는 세계 최강인 마크 로페즈(미국)와 성유치(대만).

다행히 대회 초반에 강호를 피했다. 첫 상대는 지난해 세계선수권 동메달리스트인 데니스 베케르스(네덜란드). 손태진에 비해 한 수 아래라는 평가다. 로페즈와는 결승에서나 만날 것으로 보인다.

김세혁(삼성에스원) 대표팀 감독은 “손태진의 발차기는 높이가 좋아 얼굴 공격에 승부를 걸 것”이라고 말했다.

●22일, 여자 67kg급 황경선

아픔은 2004 아테네 올림픽 동메달로 충분하다. 무릎 부상은 완쾌됐고 유럽 전지훈련을 통해 실전 감각도 익혔다. 각종 국제대회에서 우승한 경험으로 순간 대처 능력도 탁월하다.

황경선의 강력한 경쟁자는 글라디스 에판거(프랑스). 지난해 5월 베이징 세계선수권 결승전에서는 황경선, 9월 올림픽 세계예선에서는 에판거가 이겼다. 산체스 아론(아르헨티나)과 시벨 구에르(터키)는 다크호스.

황경선은 올림픽 첫 경기를 와일드카드로 출전하는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공주인 셰이카 마이타 알막툼과 치른다. 무난한 승리가 예상된다. 에판거와의 준결승은 사실상 결승전이나 다름없다.

●23일, 남자 80kg 이상급 차동민

2004 아테네 올림픽에서 환상의 뒤차기로 우승한 문대성(동아대 감독)의 뒤를 이을 기대주. 기본기는 뛰어나지만 국제 경험은 떨어진다. 메달권 진입이 목표다. 그보다 10cm 이상 큰 유럽선수를 상대로 거리를 조절하면서 얼마나 빠르고 정확하게 득점 포인트를 올리느냐가 관건이다.

차동민은 지난해 올림픽 세계 예선에서 3위에 올랐다. 미카엘 보로(프랑스)와 지난해 베이징 세계태권도선수권에서 우승한 다바 케이타(말리)가 그의 이름 위에 있었다. 아테네 대회 결승에서 문대성에게 KO로 진 니콜라이디스 알렉산드로스(그리스)도 금메달을 노리고 있다.

남자 대표팀 문원재(한국체대) 코치는 “차동민은 강점인 스피드를 살려 먼저 치고 나오는 전략으로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대진운은 좋다. 차동민의 첫 상대는 크리스토퍼 모이트란드(코스타리카). 2004년 아테네 대회 8강이 최고 성적이어서 위협적이지 않다. 우승 후보 케이타와 보로는 결승에 오르면 만날 것으로 예상된다.

베이징=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