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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전 첫삽 뜬 도로, 공사진척 22% ‘맴맴’

입력 | 2008-08-19 03:01:00


■ 광역도로 사업 20여곳 장기연장 ‘지지부진’

예산 부족해도 “일단 시작”… 10곳은 수년째 0%

지자체간 노선갈등도 발목… 사업비 눈덩이 우려

서울 중랑구 면목동에서 경기 구리 토평동을 거쳐 서울 강동구 암사동을 잇는 ‘사가정∼암사’ 광역도로 사업은 1998년에 시작됐지만 10년이 지난 현재(2008년 8월)까지 공사 진척도가 22%에 불과하다.

이 사업은 예산 편성도 하지 못한 채 8년간 표류하다 2006년에야 실제 공사가 시작됐지만 사업 추진이 지지부진한 끝에 공사 기간이 당초 1998∼2007년에서 2010년, 2012년으로 2차례 연장되기도 했다.

하지만 현재 공사 진척도를 볼 때 2012년까지 공사가 끝날지도 미지수다.

이 사업이 장기 연장된 가장 큰 이유는 구간 중 민자사업으로 추진된 용마터널(3.5km) 사업자 선정이 늦어졌기 때문. 2770억여 원의 총사업비도 공사 기간이 지연되면서 사업비 증가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지적이 많이 나온다.

국토해양부가 최근 국회에 제출한 ‘전국 광역도로 사업’ 자료에 따르면 이처럼 부실한 사전 계획과 예산 편성 미비로 장기 연장된 광역도로사업은 20여 건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 서구∼경기 김포신도시 광역도로 사업은 공사기간이 2004∼2009년이지만 8월 현재 공사 진척도는 0%로 현재까지 공사 시작도 못하고 4년 반째 설계만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사업도 공사기간 연장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광역도로로 지정해 놓고 보니 인근 국도·지방도로 사업과 일부 노선이 겹친다는 점을 발견했다”면서 “중복 구간을 조절하느라 계획이 변경돼 사업이 지연됐다”고 설명했다.

장기 연장된 광역도로 사업 중 이 같은 이유로 공사 시작 3, 4년이 지나도록 공사 진척도가 0%인 사업은 ‘인천 서구∼경기 김포신도시’ 외에도 ‘경기 남양주시 덕송∼서울 노원구 상계동’, ‘김포 고촌∼월곶’ 등 10곳에 이른다.

‘인천원당∼김포 태리 광역도로 사업’처럼 예산이 징검다리식으로 편성되는 것도 공사기간이 연장되는 이유다.

공사 기간이 2005∼2010년으로 돼 있는 이 사업은 2005년 58억 원, 2006년 15억 원이 각각 배정됐지만 지난해와 올해에는 예산이 편성되지 않았다.

국토부 관계자는 “광역 시도를 잇는 광역도로 사업은 원래 지방자치단체가 주도하고 국가가 보조해 주는 형식으로 진행돼야 하는데 지자체 간 예산과 노선 문제로 갈등이 많아 사업이 늦어지는 일이 많다”고 말했다.

국회의 한 관계자는 “도로 사업은 예산이 부족해도 일단 계획만 확정되면 언젠가는 집행이 되기 때문에 지자체와 해당 지역구 국회의원들의 유치 전쟁이 치열하다”면서 “예산 편성 등 치밀한 사전 준비 없이 공사 계획이 확정되는 데는 이런 이유도 한몫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진구 기자 sys120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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