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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자에게도 공급된 면세유…“120억 원어치 부당지급”

입력 | 2008-08-09 03:01:00


농협의 면세유(세금이 면제된 기름) 관리가 부실해 사망한 농민과 주민등록이 말소된 사람 등에게도 120억 원어치가 넘는 기름이 공급된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지난해 7∼9월 면세유 공급 및 관리·감독기관인 농협과 옛 농림부, 국세청 등을 대상으로 면세유 공급제도 운영실태를 감사한 결과 이 같은 문제점을 적발해 10명을 검찰에 고발하고 8명에 대해 수사를 요청했다고 8일 밝혔다.

감사원에 따르면 2003∼2007년 면세유 지급 농민 현황과 주민등록 전산자료를 대조한 결과 사망자, 국외이주자, 주민등록 말소자 등 1만5010명에게 2만3450kL(공급금액 120억3200만 원)가 공급된 것으로 조사됐다.

감사원은 “사망자 면세유 공급 내용을 확인한 결과 사망자 명의로 처조카가 면세유를 받기도 했다”며 “특히 충남 공주시의 한 농협 직원은 2004∼2006년 사망자 명의로 배정받아 남는 면세유 19만 L를 면세유 공급대상자가 아닌 166명에게 부당 지급하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또 감사원은 농협이 전산으로 관리하는 농민의 주민등록번호와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전산자료를 대조한 결과 주민등록 오류건수가 4만2666건에 달했다고 밝혔다. 이렇게 잘못된 주민등록번호를 근거로 2004∼2006년 공급된 면세유가 91만3084L였다.

아울러 감사원은 농민들에게 면세유를 공급한 주유소가 지역농협으로부터 발급받은 면세유류 공급확인서를 위조해 교통세와 부가가치세를 부당하게 감면받은 사례도 적발했다.

허진석 기자 jameshu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