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콘체르탄테 형식으로 열렸던 국립오페라단의 ‘라보엠’. 사진 제공 국립오페라단
서울 예술의 전당에서 무대장치 없이 공연하는 ‘콘체르탄테’ 형식의 오페라가 호평을 받고 있다. 지난해 화재를 당한 오페라극장의 복구 작업 때문에 콘서트홀에서 오페라가 열리고 있는 것. 콘체르탄테는 무대장치는 없으나 오케스트라 출연가수 합창단 등이 음악에 집중하면서 연기하는 방식이다.
국립오페라단은 내달 9일 서울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예프게니 오네긴’을 콘체르탄테 형식으로 무대에 올린다. 국립오페라단은 지난해 12월 오페라 ‘라보엠’ 공연 도중 화재로 관람하지 못했던 예매 관객들을 위해 올해 1월 30일 콘서트홀에서 ‘라보엠’ 콘체르탄테 공연을 펼쳐 좋은 반응을 얻었다.
이날 “콘서트홀에 비교하니 기존 오페라극장의 음향이 안 좋았다는 점을 새삼 느꼈다”는 반응이 나왔다. 오케스트라가 콘서트홀의 무대 위로 올라왔는데도 출연 가수와 합창단의 목소리가 객석 끝까지 제대로 전달됐기 때문이었다.
오페라 평론가 유형종 씨는 “보는 공연이 아니라 듣는 공연인 만큼 오케스트라와 합창단의 역량이 솔리스트의 개인적인 역량만큼 높은 비중을 차지하게 된다”며 “오페라 음악의 섬세한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는 무대”라고 말했다.
이 공연 외에도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는 8월 31∼9월 2일에 푸치니 탄생 150주년을 기념해 ‘투란도트’ ‘토스카’ ‘나비부인’ 등 푸치니 3부작이 콘체르탄테 형식으로 공연된다. 국립오페라단은 아예 ‘내일을 여는 오페라 콘체르탄테’ 시리즈를 기획했다. 첫 작품은 러시아 차이콥스키의 오페라 ‘예프게니 오네긴’이다.
국립오페라단은 러시아 출신의 지휘자 노다르 찬바가 성악가들의 러시아어 발음을 교정해주는 등 오페라 연습에 한창이다. 예프게니 오네긴 역의 바리톤 김승철 씨는 “오케스트라 편성과 러시아어, 큰 무대세트까지 한국에서는 언제 보게 될지 모르는 작품”이라며 “이런 오페라를 음악으로 듣는 것만으로도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1만∼7만 원. 02-586-5282
아예 야외에서 열리는 콘체르탄테 오페라도 있다. 30일 낮 12시 청계천 한화빌딩 뒤편 ‘파리공원’에서는 야외 오페라 ‘청계천 춘희’가 공연된다. 기원오페라단이 마련하는 이 공연에서는 베르디 오페라 ‘라 트라비아타’의 주요 장면이 1시간 동안 이어진다. 비올레타 역에 소프라노 오은경, 알프레도 역에 테너 박현재, 제르몽 역에 바리톤 우주호 씨 등이 출연한다. 기원오페라단은 9월 4일 이곳에서 ‘카르멘’도 공연한다. 무료. 02-775-3001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