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시장에서 ‘발광 다이오드(LED)’가 주목받고 있다.
5, 6년 전 BMW와 아우디 등 명차(名車) 브랜드의 대형 모델 브레이크 표시등에서부터 시작된 LED 유행은 최근 방향지시등과 실내등은 물론 계기반 등 자동차의 모든 불빛으로 번지고 있다.
고휘도(高輝度)의 빛을 통해 고급스럽고 경쾌한 느낌을 준다는 게 LED 선호의 첫째 이유로 꼽힌다. 적나라하게 표시 나는 일반적인 외관 장식과 달라 자동차를 ‘좀 아는’ 계층에서나 원활한 식별이 가능하다는 점도 LED의 차별성과 부가가치를 높여주는 역할을 한다.
○ ‘고급 세단’의 필수 품목으로
LED는 차에 쓰이는 일반 전구보다 3배가량 밝으며, 5만 시간 이상 작동이 가능해 사실상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에너지 효율이 좋기 때문에 ‘친환경’이라는 시대의 흐름과도 맞아떨어진다. 또 가뜩이나 내비게이션이나 에어백 등으로 차 내부 전력 소모가 많아지는 상황에서 LED가 이를 상쇄해 주는 측면도 있다.
올해 출시된 아우디의 A8 부분 개조 모델, 현대자동차 제네시스 등에서 후방과 방향지시등에는 LED가 기본적으로 들어가 있다. BMW 5, 7시리즈는 이미 장착돼 있는 LED의 선명도를 업그레이드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있다.
렉서스 LS600hL과 아우디 R8은 LED 타입 전조등까지 달았다. LED 기술의 발달로 가격이 떨어지면 고급 세단 중 상당수가 LED 전조등으로 교체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쌍용자동차의 체어맨W는 실내·외에서 나오는 모든 조명을 LED로 대체해 ‘품위’를 높이는 데 주력했다. 제네시스와 기아자동차 모하비도 실내등과 계기반에 붉은색과 푸른색 LED를 설치했다.
일반 전구와 달리 여러 가지 색상을 자유롭게 낼 수 있다는 점과, 작은 조명등을 20∼40개씩 붙여서 ‘모양’을 만들어 내는 것도 LED만의 경쟁력으로 분류된다. 이 때문에 알파벳이나 도형, 하트 무늬 등을 새겨 넣으며 튜닝(개조)에 나서는 이들도 적지 않다.
자동차 부품 쇼핑업체 ‘바보몰’의 이문성 사장은 “지난해에 비해 LED등 수요가 2배 정도는 늘어났다. 특히 등의 색상과 모양을 마음대로 바꿀 수 있다는 점이 젊은 층에게 먹혀드는 것 같다”고 말했다.
○ 가격 부담은 고려해야
LED는 다만 아직까지는 비용이 비싼 편이다. 튜닝을 하려 해도 일반 전구에 비해 5배 이상 비싸다. 중형 세단 기준으로 5만∼7만 원이면 교체가 가능한 후면등도 30만 원 이상 주어야 하는 경우가 보통이다. 반영구적이라고는 하지만 내부에서 정전기 등의 원인으로 충격이 발생하면 20∼40개의 등 중에서 1, 2개는 쉽게 파손되기도 한다. LED는 수십 개의 소형 등이 하나의 ‘유닛’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이럴 때에도 전체를 다 교환해야 한다.
색상이 너무 선명해 ‘계속 보면 질린다’는 견해도 있다. 일부 국내 세단은 인테리어와의 전체적인 조화를 고려하지 않고 사이드 스커트나 계기반을 매우 밝게 해놓았다는 지적도 없지 않다.
안전에 대해서는 두 가지 살펴볼 점이 있다. 먼저 등 점멸 속도가 빠르고 농도가 진해 주변 운전자들이 ‘방어 운전’을 할 시간을 그만큼 벌어준다는 측면이 있다.
하지만 튜닝을 위한 배선 작업에서 정밀성이 떨어지면 추후 오작동이나 화재의 위험도 있어 주의해서 개조해야 한다고 자동차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조인직 기자 cij199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