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친박 당선자 모두 받아들여야”
강재섭 “복당, 공작 정치로 비판받을 것”
이명박 대통령은 11일 4·9총선 이후 한나라당에서 제기된 지도체제 개편을 위한 조기 전당대회 개최에 반대 의사를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와 조찬을 겸한 정례 회동에서 “강 대표의 대표직 임기가 7월까지로 돼 있는 만큼 이를 채우는 게 좋겠다. 정치적 일정은 예측 가능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과 조윤선 한나라당 대변인이 전했다.
조기 전대론을 제기했던 강 대표는 이날 이 대통령의 뜻을 수용했다. 이에 따라 한나라당은 강 대표의 임기가 끝나는 7월 10일 전후 전당대회를 개최해 새 지도부를 선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앞서 강 대표는 본보 인터뷰(11일자 A1·5면 참조)에서 “새로운 국회가 열린 뒤 전대를 하는 것은 이상하다”며 조기 전대를 시사하는 언급을 한 적이 있다.
이날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친(親)박근혜’계 당선자의 전원 복당(復黨)을 주장해 ‘선별 영입’ 방침을 내세우는 당 지도부와의 갈등을 예고했다. 한나라당은 복당 논란으로 내홍에 접어들 조짐이다.
박 전 대표는 이날 오후 대구 달성군에 있는 자신의 선거사무소에서 친박연대와 친박 무소속 당선자 24명과 만나 “국민의 심판을 받았기 때문에 (한나라당은) 잘못된 공천에 대해 인정하고 (당선자들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애당초 잘못된 공천으로 원인이 제공된 것이기 때문에 당연히 (한나라당이) 받아들여야 한다”며 “만약 받지 않겠다고 한다면 그건 공천을 잘못했다는 것을 인정 안 하겠다는 것이고, 따라서 민의를 거스르는 일이 될 거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박 전 대표는 당 밖 당선자들에 대한 한나라당의 선별 영입 움직임에 대해서도 “정당한 방법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그것은 애당초 어떤 의도와 목적을 갖고 공천을 한 것과 동일한 이야기가 된다”고 했다.
그러나 강 대표는 이날 언론 인터뷰에서 “탈당했던 친박 당선자들의 복당 문제는 지금으로선 논의할 때가 아니다. 그렇게 하면 공작정치, 강압정치라고 비판받을 것이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이 대통령이 외국 순방을 다녀오면 박 전 대표를 한번 만나실 것”이라고 말했으나 여권 일각에서 거론되는 집단지도체제로의 개편 문제에 대해서는 “지금도 집단지도체제 아니냐”고 일축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이날 한나라당 지도부와의 청와대 만찬에서 “이번 총선에서 153석의 의미는 굉장한 것이다. 한편으론 독주하지 말라는 국민의 뜻이다”라고 말했다고 참석자들이 전했다.
박성원 기자 swpark@donga.com
대구=박정훈 기자 sunshade@donga.com
▼영상 취재 : 박경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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