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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자 이야기]偏聽生姦, 獨任成亂

입력 | 2008-03-05 02:58:00


偏(편)은 한쪽으로 치우치다 또는 불공정하다의 뜻이다. 偏愛(편애)나 偏頗的(편파적)의 경우와 같다. 不偏不黨(불편부당)은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공정함을 의미한다. 偏(편)은 외진 곳이나 변두리의 뜻도 있다. 偏僻(편벽)은 한쪽으로 치우쳐 공정하지 못하다는 뜻 외에 도시에서 멀리 떨어져 외지다는 뜻도 있다. 반쪽이나 한쪽만을 가리키기도 하니, 偏母(편모)는 홀어머니를 가리킨다. 두루 또는 널리의 뜻인 변(편)이나 遍(편)과는 구별된다. 遍歷(편력) 또는 변歷(편력)은 널리 돌아다니며 많이 경험함을 뜻한다. 聽(청)은 듣다의 뜻으로, 듣고 따르거나 받아들이다의 의미가 있다. 姦(간)은 奸邪(간사)하다 또는 姦淫(간음)하다의 뜻, 어기거나 속이다의 뜻, 난리나 악인의 뜻이 있다. 奸(간)과 서로 통한다. 生姦(생간)은 간사한 짓을 낳는다는 의미이다.

獨(독)은 홀로의 뜻이다. 任(임)은 擔任(담임)처럼 맡다의 뜻과 委任(위임)처럼 맡기다의 뜻이 있다. 任重道遠(임중도원)은 진 짐은 무겁고 길은 멀다, 즉 큰일을 맡아 책임이 무겁고 할 일이 많다는 말이다. 여기의 任(임)은 멋대로 하다의 뜻으로, 獨任(독임)은 혼자서 멋대로 처리함을 뜻한다. 다만 獨任(독임)은 한사람에게만 맡긴다는 뜻이 될 수도 있다. 亂(란)은 어지러움 또는 난리나 반란을 뜻한다.

한쪽 말만 듣는다면 간사한 이들에게 득세할 기회를 주기 쉽다. 독단과 전횡을 일삼으면 화를 초래할 수밖에 없다. 공정함과 균형을 잃는 것은 물론이고, 衆智(중지)를 모아 합리적으로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폐단의 정도는 점점 심화되는 것이 보통이다. 漢(한) 鄒陽(추양)의 ‘獄中上書自明(옥중상서자명)’에 보인다.

오수형 서울대교수·중문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