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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월급쟁이 가슴에도 휑한 바람이…

입력 | 2008-02-06 02:58:00


직장인 短詩 입선작 100편 선정

“줄어드는 것-보너스, 연금, 머리털, 애정.”

“‘지금 집에 갈게’, 마누라의 답신 ‘벌써 오려고?’”

“줄어드는 것-보너스, 연금, 머리털, 애정.”

월급쟁이들의 애환은 만국 공통일까. 일본 다이이치(第一)생명이 4일 발표한 ‘직장인 센류(川柳) 콩쿠르’의 2007년도 입선작 100수에는 일본 월급쟁이들의 애환과 세상사가 담겼다. 센류는 하이쿠(俳句)처럼 5·7·5의 운을 가진 일본 고유의 단시(短詩)다.

먼저 가정에서 소외되는 가장의 모습. “‘지금 집에 갈게’, 마누라의 답신 ‘벌써 오려고?’”나 가족 간 휴대전화 통화 무료 캠페인에 빗대 “무료로 해줘 봤자 가족 간에는 통화 없음”이라는 작품엔 고독한 아버지상이 투영됐다.

“원만한 가정의 비결은 보지 않고 말하지 않고 거역하지 않는 것” “쓰레기 버리는 날, 버리러 가지 않으면 내가 버려진다” “마누라여, 지구에 대한 배려를 내게도 좀 나눠 주오” 등에선 어느덧 약자의 위치에 놓인 가장의 처지가 부각돼 쓴웃음을 자아냈다.

상사에 대한 불만도 여러 작품에 나타났다. 한 작품은 “공기 읽으라(일본의 지난해 유행어)고? 부하 마음 좀 읽어봐!”라고 반박했고, 다른 작품은 “(의사소통의) 숨통을 트자고 말하는 상사가 실은 방풍림”이라고 꼬집었다.

반면 상사가 지은 작품은 요령부득의 부하에 대해 “둔감력(鈍感力), 갖고 있는지조차 모르는 둔감”이라고 응수하고 있다.

원유가 급등이나 잇따르는 식품 위생 문제 등을 다룬 작품도 적지 않았다. “매일 바뀌는 사죄회견, 오늘은 어디?” “값싼 휘발유 찾아 원정” “환경에는 보탬 되려나 원유가 급등” “사장 자격, 요즘은 사죄능력” 등이 이 같은 유형.

“꿈꿔 온 연금생활 지금은 악몽” “연금은 도박하는 심경으로 붓는 것” 등 연금 문제에 대한 일본 정부의 자세를 질타하는 작품도 눈에 띄었다.

21회째를 맞이한 이번 콩쿠르에는 2만2245수의 응모작이 모였다. 다이이치생명 측은 입선작 100수에 대해 3월 중순까지 홈페이지를 통해 일반인 투표를 실시한 뒤 5월 초 ‘베스트 10’을 발표할 예정이다.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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