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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MI “직원 3분의 1 감축”

입력 | 2008-01-15 03:05:00


음반시장 불황… “소속 가수 수천명과 계약 해지”

음반 판매 부진 속에서 대형 음반사들이 살아남기 위한 고육책을 잇달아 짜내고 있다.

세계 메이저 음반사 중 하나인 영국의 EMI는 2000명 규모의 인력 감축 방안을 15일 발표할 예정이라고 영국 일간지 텔레그래프가 13일 보도했다. 이는 EMI 전체 직원의 약 3분의 1에 해당하는 규모다.

구조조정 대상은 대부분 마케팅 분야에서 일하는 직원. EMI는 이를 통해 매출 대비 약 20%에 이르는 마케팅 비용을 12% 수준으로 낮출 계획이다. 또 EMI는 실적이 부진한 소속 가수 수천 명과 계약을 더는 유지하지 않겠다는 뜻도 밝혔다.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인터넷 다운로드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지만 음반 판매의 감소를 보전해 줄 만큼은 아니어서 음반사들이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음반 판매 조사업체인 닐슨사운드스캔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 내 음반 판매량은 전년보다 19% 줄었다. 지난해 상반기 음반 판매량이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캐나다에서 21%, 호주에서 14%, 이탈리아에서 12%, 일본에서 9% 감소했다는 통계도 나왔다.

음반 판매량의 감소는 음반 산업 전체를 위협하는 악순환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이코노미스트는 우려했다. 월마트 등 대형 유통업체들은 올해 안에 음반 매장의 공간을 30% 이상 줄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판매량은 더욱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또 수익이 줄어든 음반사들은 소속 가수들에게 충분한 지원을 하지 못하게 되고 능력이 있는 가수들은 대안을 찾아 음반사를 떠난다. 마돈나가 워너뮤직을 떠나 콘서트 전문업체 라이브네이션과 계약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결국 음반사들은 디지털 분야에서 새로운 수익 모델을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하지만 소비자들은 한 곡을 다운로드할 때마다 돈을 지불해야 하는 현행 방식을 좋아하지 않고, 음반업계로서는 불법 다운로드를 완전히 근절하기 쉽지 않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해 말 유니버설뮤직그룹은 노키아의 휴대전화를 사면 1년간 음악을 공짜로 제공하는 대신 노키아에서 일정액을 받기로 계약했다.

그러나 이코노미스트는 “음악 애호가들은 좋아하겠지만 이 방식으로 음반사들이 충분한 수익을 거두기는 어렵다”며 “결국 일부 음반사는 문을 닫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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