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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쩡하던 F-15 하늘서 두 동강

입력 | 2008-01-15 03:04:00

지난해 11월 2일 미국 미주리 주 상공에서 F-15 전투기가 분해되는 장면을 담은 동영상. 미 공군이 제공한 이 동영상에는 비행 중이던 전투기의 앞쪽 조종실 부분이 갈라지더니(왼쪽) 완전히 떨어져 나오고(가운데) 이어 조종사가 비상 탈출하는 모습(오른쪽)이 담겨 있다.


美공군 “노후기 세로빔 균열” 사고 동영상 공개

日기지 일부 비행 허용… 美본토 방위에는 구멍

일본 오키나와(沖繩) 현 가데나(嘉手納) 기지의 미 공군 F-15 전투기들이 14일부터 비행을 일부 재개했다. 일본 언론에 따르면 가데나 기지의 F-15 전투기 55대 중 39대가 이날부터 비행이 허용됐으며 나머지 16대는 계속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지난해 11월 2일 미국 미주리 주에서 발생한 F-15 전투기 추락사고로 동종 항공기의 비행이 전면 중단된 지 두 달이 넘어서 내려진 결정이다.


▲[동영상 제공 : 美 공군 홈페이지]

이에 앞서 10일 미 공군은 그동안 조사해 온 F-15 전투기 사고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미 공군은 멀쩡하게 하늘을 날던 전투기가 갑자기 두 동강이 나는 충격적인 동영상을 공개한 후 ‘미 공군이 보유한 F-15 구형(A∼D형) 전투기 450대 중 162대(40%)에서 기체 결함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비행기 동체를 지지해 주는 금속 세로 빔에 금이 가 있거나 설계 명세서와 맞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는 1972년부터 취역한 F-15 계열 전투기들의 노후화가 가장 큰 원인인 것으로 추정된다. 이번에 결함이 발견된 항공기들은 1978년부터 1985년 사이에 맥도널더글러스사가 생산한 것이며 사고가 난 전투기도 1980년에 생산됐다.

미국은 지난 두 달간의 F-15 전투기 비행 금지 사태로 러시아 폭격기들이 출몰하는 알래스카 주 영공방위를 캐나다 공군의 CF-18 전투기에 맡기고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폭격을 중단하는 등 전력 운용에 큰 차질을 빚었다.

특히 미 공군력의 약 20%를 차지하는 F-15 전투기가 본토 방위를 주로 담당하고 있는 현실을 감안할 때 앞으로 162대의 비행이 계속 중단되면 미 영공에는 안보상 구멍이 생길 수밖에 없다. F-15K 전투기를 운용하는 한국은 제작사인 미 보잉으로부터 F-15K가 기존 F-15 계열보다 기체가 보강돼 비행 안전에 문제가 없다는 확답을 받은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미국에서 F-15 전투기를 대신할 수 있는 F-16 전투기는 주로 해외에 파견돼 있어 본토 공백을 메우기도 힘들다. 미국은 낡은 F-15 전투기를 신형 F-22 전투기(일명 랩터)로 교체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랩터의 대당 가격이 1억3200만 달러(약 1237억 원)의 고가인 까닭에 교체 작업은 매우 더디게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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