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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정권 교체기 민생치안 불안, 경찰 뭐 하나

입력 | 2008-01-06 23:04:00


경찰은 국민의 생명과 재산 보호라는 정부의 기본 책무를 최일선 민생 현장에서 수행하는 조직이다. 특히 정권 교체기에는 공무원 기강이 해이해지기 쉽고 어수선한 사회 분위기에 편승한 범죄도 빈발할 우려가 많아 경찰이 민생치안에 더 비상하게 대응해야 한다.

실제로 최근 전국에서 각종 범죄가 잇따르고 있다. 그런데도 경찰은 이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해 국민의 불만과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경기 안양시에서 초등학생 2명이 행방불명된 지 2주일이 지났지만 경찰은 두 어린이의 종적도 찾지 못하고 있다. 경찰은 어린이들이 유괴된 것인지, 가출한 것인지도 모르겠다고 한다.

그제 경기 고양시의 농협에서는 현금인출기의 돈통 3개를 털어 간 강도 사건이 발생했고, 부산 도심에서는 최근 보름 동안 폭력배들이 세 차례나 칼부림 끝에 살인까지 저지르고 달아났다. 지난달 서울의 은행 두 곳에서는 대낮에 수표 다발을 도난당한 사건도 있었다. 하지만 경찰이 요즘 강력 사건의 범인을 잡았다는 소식은 듣기 어렵다.

경찰은 민생치안에 등한(等閑)하고 무능하다는 지적을 받아도 할 말이 없을 것이다. 더욱 한심한 것은 일선 경찰 책임자들이 민생치안에는 관심이 없고 누가 차기 경찰청장이 될 것인지, 어느 ‘줄’에 설 것인지 눈치 보기에 바쁘다는 점이다.

일부 경찰 간부는 잇단 범죄에 대해 “대단한 사건도 아닌데 뭘 그러느냐”고 말할 정도로 본분에 둔감해져 있다. 한편에서는 경찰관과 유흥업소의 유착 의혹을 수사하던 경찰청 특수수사과 소속 경찰관들이 ‘생선가게 고양이’처럼 유흥업소의 접대를 받는 등 비리가 이어지고 있다.

현 정부에서는 대통령이나 경찰 총수가 진지하게 민생치안을 강조하는 모습을 보기 어려웠다. 특히 지금의 경찰 총수는 ‘기자실 대못질’ 등 정권의 손발 노릇에나 열심이었다. ‘현장 속으로, 시민 곁으로, 언제나 국민과 함께하는 믿음직한 경찰’이라는 비단 같은 구호를 누더기로 만든 책임을 정권과 경찰 고위층이 함께 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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