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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베이징 올림픽]땀을,金같이

입력 | 2008-01-01 02:58:00

펜싱 국가대표팀 선수들이 지난 연말 태릉선수촌에서 맹연습을 하고 있다. 아래 사진은 레슬링 선수들이 체력 단련장에서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모습. 이훈구 기자


《4년마다 온 국민의 관심이 집중되는 곳이 있다. 올림픽을 향한 태극 전사들의 피와 눈물이 서린 곳. 서울 노원구 화랑로 729. 태릉선수촌이 그곳이다. 1966년 문을 연 선수촌에는 현재 1200여 명의 국가대표 선수가 220일 앞으로 다가온 베이징 올림픽을 향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지난 연말 오전 9시경 찾은 선수촌은 적막했다. 새벽 훈련을 마친 선수들이 오전 훈련에 들어가기 전 토막 휴식을 취하는 시간이었기 때문. 훈련은 보통 ‘새벽-오전-오후-야간’으로 나뉘어 하루 종일 이어진다.》

오전 10시가 가까워오자 트레이닝복을 입은 선수들이 하나 둘 숙소에서 나와 각 훈련장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개선관 2층 펜싱경기장에 들어가 봤다.

36명의 남녀 국가대표선수가 실내 매트에서 몸을 풀더니 이내 2인씩 짝을 지어 날카롭게 검을 휘두른다. 연습이지만 실전처럼 검 끝에는 힘이 들어가 있고, 스텝을 밟는 발놀림은 경쾌했다. 펜싱은 이번 올림픽에서 메달 두 개를 따는 게 목표다.

이욱재 펜싱 국가대표팀 감독은 “내년 1∼3월에 펼쳐지는 각종 그랑프리와 월드컵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 최대한 많은 올림픽 출전권을 따내는 게 1차 목표”라고 말했다.

자리를 옮겨 월계관(체력단련장)으로 향했더니 레슬링 선수들의 근력 운동이 한창이다. 역기를 들어 올리는 선수들의 이마에 땀이 송골송골 맺혀 있다. 나지막한 신음 소리와 함께 100kg이 넘는 쇳덩이들이 계속 오르락내리락한다.

레슬링은 올림픽 ‘메달밭’. 1976년 몬트리올 올림픽에서 양정모가 첫 금메달을 딴 이후 2004년 아테네까지 모두 금 10, 은 12, 동메달 11개를 캐냈다. 올림픽 7연속 금메달 사냥에도 성공했다. 베이징 올림픽에선 금메달 2개를 목표로 하고 있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 그레코로만형 60kg급 금메달리스트인 정지현은 “올림픽이 다가와야만 관심을 가져 주시는 게 아쉽기는 하다”며 “대표팀의 8연속 금메달을 꼭 달성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황인찬 기자 hic@donga.com

■ 한국 올림픽 메달 도전사

우리나라의 올림픽 첫 메달은 슬픈 역사를 지니고 있다.

우리나라 선수가 금메달과 동메달을 목에 걸었지만 경기장에 걸린 국기와 울려 퍼진 국가는 태극기와 애국가는 아니었다.

1936년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에서 고 손기정 고 선생과 남승룡 선생이 각각 금메달과 동메달을 땄다. 하지만 그들은 일제 강점하에서 일장기를 달고 뛰었고 국적도 일본으로 되어 있었기 때문에 일본의 기록으로 인정됐다.

우리나라의 첫 메달은 이보다 12년 뒤인 1948년 대한민국 정부가 수립되고 처음으로 출전한 1948년 런던 올림픽에서 나왔다.

우리나라는 역도의 김성집과 권투 플라이급에서 한수안이 각각 동메달을 획득하며 처음으로 태극기 아래서 시상식을 할 수 있었다.

첫 메달 소식 뒤 첫 금메달 소식은 30여 년의 세월이 지난 뒤에야 들렸다. 1976년 몬트리올(캐나다) 올림픽에서 레슬링의 양정모가 금메달을 목에 걸며 오랜 금빛 숙원을 이뤄 냈다. 한편 북한은 1972년 뮌헨 올림픽에서 사격의 이호준가 금메달을 따내 우리보다 4년 빨랐다.

여성 선수 첫 메달은 1972년 뮌헨 올림픽에서 여자배구팀의 동메달. 개인 선수로서의 첫 여성 메달 및 금메달의 영광은 1984년 로스앤젤레스 올림픽에서 양궁의 서향순이 차지했다.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이후로 우리나라는 금메달 6개 이상을 꾸준히 획득하며 랭킹 10위권의 스포츠 강국으로 발돋움했고 1988년 서울 올림픽에서는 금 12, 은 10, 동메달 11개로 4위에 오르며 세계를 놀라게 했다.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는 마라톤의 황영조가 육상 종목 첫 메달 및 금메달을 따내며 국민에게 할 수 있다는 자신감과 감동을 안겨 줬다.

우리나라 올림픽 최다 메달리스트는 양궁의 김수녕. 서울 올림픽 개인전과 단체전 금메달에 이어 바르셀로나 올림픽 개인전 은메달과 단체전 금메달, 시드니 올림픽 개인전 동메달과 단체전 금메달 등 총 6개의 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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