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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춘문예 2008]문학평론 심사평

입력 | 2008-01-01 02:58:00


워낙 재능 뛰어나 심사 수월

문학평론 부문은 비교적 쉬운 심사 작업이 되었다. 한강의 소설을 해부한 ‘새로운 문학적 신체의 발명’이 워낙 뛰어났기 때문이다. 현대적 몸의 담론 펼치기를 넘어, 병적 징후로 드러나는 신체미학의 세계를 질 들뢰즈의 이론에 비춰 의미화하는 비평적 솜씨는 드문 재능의 소유자임을 입증하는 데 모자람이 없었다. 당선자의 주소로 보아 유학 중이 아닌가 짐작되지만, 타국에서도 우리 문학에 대한 애정의 끈을 놓고 있지 않다는 흔적을 보여주어 심사위원들은 한결같은 부피의 안심(安心)을 나누어 가질 수 있었다. 배수아 소설 ‘일요일 스키야키 식당’에 대한 단평 ‘빈곤한 역사와 소설’도 유려한 비평적 해석의 글로 판단되었다.

당선자를 축하하며 차점자들에겐 분발의 계기가 될 수 있기를 기원한다. 가능성을 보여주는 여러 글이 눈에 띄었지만, 대상 선정과 재단에서 아쉬움을 주었다.

비평 작업이란 담론의 개진 이전에 대상의 재단과 주제 포착으로 작업의 반이 결정된다고 할 수 있기 때문에, 주제가 신선하면서도 안정된 작가의 세계를 포착하여 당대성의 담론을 펼치는 것이 현명한 전략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오생근 문학평론가

한기 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