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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두산, ‘KT 서울 입성에 불편한 속내’

입력 | 2007-12-27 13:46:00


KT가 프로야구 진출을 공식 선언했지만 여전히 풀어야 할 난제가 있다. KT측은 프로야구 팀 창단 조건으로 서울 연고라는 선물을 받았지만 기존 서울을 홈으로 쓰고 있는 LG와 두산이 가만있지 않을 태세다.

당초 현대 구단은 KBO 이사회로부터 서울을 홈으로 쓸 수 있는 권한을 인정받았다. 이에 따라 현대는 경기도 연고를 내주는 대가로 SK로부터 받은 54억원을 서울 입성을 위한 보상금으로 쓰려 했다. 그러나 구단 사정이 어려워지면서 이 돈을 구단 운영비로 모두 써버리면서 보상금을 지불할 여유가 없어졌고 결국 현대의 서울 입성은 치일피일 미뤄져 왔다. 물론 이 보상금은 서울을 연고로 쓰고 있는 LG와 두산의 몫이었다.

그러나 27일 신상우 KBO총재는 “KT로부터 프로야구 가입비 60억원만을 받으며 이는 현대에 지급보증 선 130억원을 갚는데 쓰여 질 것”이라고 밝혔다. 이 말을 그대로 해석하자면 KT는 돈의 용처와 관련 없이 총 60억원을 지불하고 현대 구단을 사실상 인수해 프로야구 판에 뛰어들게 된 셈이다. 현대가 보유하고 있던 서울 입성 권한을 승계했지만 그에 따른 별도의 보상금을 낼 필요도 없게 됐다.

프로야구 계 전체가 8개 팀으로 시즌을 운영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형성되어 있지만 KT가 이처럼 많은 특혜를 받고 손쉽게 프로야구, 그것도 서울에 입성한 것에 대해 나머지 7개 구단들 사이에서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특히 KT와 함께 서울을 홈으로 사용해야 하는 LG와 두산 측은 연고지 분할을 양해하는 대가로 받아야 할 보상금을 한 푼도 만지지 못하게 될 상황에 놓이자 격앙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LG의 김연중 단장은 신상우 총재의 밀어붙이기 식 일처리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김 단장은 “신상우 총재가 (현대를 싼값에 매각하는 것에) 7개 구단 사장단이 양해했다고 했지만 이사회에서는 8개 구단 체재 유지에 공감했을 뿐이지 이렇게 상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일을 처리 할 줄은 몰랐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어 김 단장은 KT의 서울 입성에 대해서도 “KT가 현대를 그대로 인수한다면 모를까, 현대를 해체하고 새로운 구단을 창단한다면 기존 현대가 가졌던 권리를 승계할 수 없다고 본다”고 말하며 KT의 서울 연고 인정을 원점에서 재 논의해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두산 역시 LG 김연중 단장 입장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두산 구단의 한 관계자는 “8개 구단으로 시즌을 치러야 한다는 데는 공감하지만 KT에 너무 많은 혜택을 주는 것이 나머지 구단에 피해를 입힐 수 있음을 알아야 한다.”고 말하며 이대로 일이 마무리 되는데 반대했다.

일단은 신상우 총재의 공언대로 연내에 현대를 인수할 구단을 찾은 데는 성공했지만 이제는 나머지 구단들의 반발을 무마시키고 모두가 상생할 수 있는 해법을 찾는데 골몰해야 할 시점이다.

정진구 스포츠동아 기자 jingoo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