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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승희 고교때 중증 정서장애…대학엔 통보안돼"

입력 | 2007-08-27 21:52:00


버지니아공대 총기참사 주범인 조승희가 고교시절 심각한 '정서장애'로 특별교육을 받고 별도대책이 마련됐을 정도였으나 대학 측에는 이런 사실이 전혀 통보되지 않았다고 워싱턴포스트(WP) 인터넷판이 27일 보도했다.

조승희의 성장과정을 잘 알고 있는 소식통들은 조승희가 이런 불안장애로 인해 사람들 앞에서 제대로 말을 하지 못했으며 정신적인 결함이 있는 것으로 여겨졌다고 말했다.

'선택적 무언증(Selective Mutism)'으로 알려진 이 증세로 조승희는 개별 프로그램을 받느라 학급 토론회에 참석하지 않았다. 또 잠재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개인치료를 받았는데 이런 과정들은 상당히 `효과적'이었다는 것.

그러나 조승희가 고교를 졸업하고 진학한 버지니아공대에는 이런 내용이 전달되지 않았고 후속조치도 이뤄지지 못했다.

이는 고교당국이 학생의 특별교육 수강이나 장애 등 개인신상 정보를 대학 측에 넘기지 못하도록 하고 대학도 관련 정보를 고교 측에 요구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는 연방 사생활보호법은 때문.

고교측이 대학에 넘기는 자료는 학생들이 이수한 과목과 등급, 시험성적 등에 국한되며, 인종과 성별, 종교, 정학횟수 등은 해당 학생이 공개 여부를 결정할 수 있는 선택사항이다.

따라서 대학당국은 학생들이 고교시절 특별교육을 받았는지 여부를 선택과목을 통해 추론할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버지니아공대가 조승희의 병력을 확인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본인이나 부모가 고교시절과 마찬가지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해달라고 털어놓는 것이었다.

하지만 선택적 무언증에 걸린 환자가 스스로 자신의 병력을 털어놓는 것은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신문은 조승희가 고교시절 받았던 치료가 대학에서 중단된 이후 더욱 철저한 외톨이와 비웃음의 대상으로 전락하면서 결국은 미국 역사상 최악의 총기참사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디지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