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젠궈 기장(가운데)이 21일 대만으로 무사히 돌아와 승무원들과 포옹하고 있다. 사진 출처 대만 핑궈일보 웹 사이트
20일 화재가 난 대만 여객기의 조종사가 승객들을 모두 무사히 대피시키고 자신은 맨 마지막에 탈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화재로 여객기가 모두 불에 탔지만 사고기에 타고 있던 승객 157명과 승무원 8명 등 165명은 전원 무사히 대피해 인명 피해가 없었다.
중화항공의 존슨 선 대변인은 21일 “사고 비행기 조종사 유젠궈(猶建國·48) 씨가 모든 승객이 탈출한 다음 맨 마지막에 2층 높이의 조종석 창문을 통해 뛰어내렸다”고 밝혔다.
유 조종사는 “조종석 담당 여승무원이 안전하게 지상에 내리는 것을 본 다음 쩡다웨이(曾大爲·26) 부기장에게 조종석을 떠나라고 했으며 모두 대피한 것을 보고 서둘러 비행기에서 빠져나왔다”고 긴박했던 순간을 설명했다.
사고 장면을 촬영한 일본 NHK 화면에도 사고기가 폭발하기 불과 몇 초 전 조종사가 조종석에서 뛰어내리는 장면이 포착돼 그의 말을 뒷받침했다.
‘사고기 기장’이었던 유 기장은 21일 대만으로 돌아온 뒤 영웅으로 추앙받고 있다고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
유 기장은 리덩후이(李登輝) 전 총통 시절 총통 전용기인 ‘공군 1호’기의 부기장을 지내는 등 20년간 대만 공군 조종사로 활약했으며 2001년부터 민항기를 조종해 왔다. 그는 총운항시간 7874시간의 베테랑이다.
전창 기자 je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