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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 新트로이카 ‘다정한 삼각관계’

입력 | 2007-07-21 03:02:00

앞으로 유럽을 이끌어 나갈 ‘신삼두’의 만남을 합성사진으로 구성했다. 왼쪽부터 프랑스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 독일 앙겔라 메르켈 총리, 영국 고든 브라운 총리. 동아일보 자료 사진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가 취임 후 처음으로 독일과 프랑스를 방문했다.

유럽의 ‘신삼두(新三頭)’인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 브라운 총리가 첫 상견례를 한 것이다.

2005년 11월까지 유럽을 이끌어 온 게르하르트 슈뢰더-자크 시라크-토니 블레어의 삼두체제는 약 1년 반 만에 메르켈-사르코지-브라운 체제로 완전히 바뀌었다. 조기 총선이 없는 한 신삼두체제는 최소 2009년까지 지속된다.

이전 슈뢰더-시라크-블레어 체제는 1998년부터 2005년까지 약 8년간 계속됐다.

이라크전 참전을 둘러싼 독일 프랑스와 영국 간의 대립, 프랑스의 유럽 헌법 비준 부결 등이 이어지면서 이들 삼두는 유럽 마차를 한곳으로 이끌지 못하고 삐걱거렸다.

신삼두체제에서 메르켈 총리와 사르코지 대통령은 예전에 볼 수 없던 화합을 과시했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5월 16일 취임식 직후 베를린으로 날아가 메르켈 총리를 만났다.

6월 23일에는 벨기에 브뤼셀 유럽정상회의에서 유럽 헌법을 미니 조약으로 대체해 유럽 통합의 불씨를 되살렸고, 7월 16일에는 베를린에서 둘이 만나 유럽항공우주산업(EADS)의 경영권 문제도 순조롭게 타결했다.

여기에 브라운 총리가 가담했다. 18일 베를린을 방문한 브라운 총리는 헌법적 성격을 버린 유럽 미니 조약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는 10년간의 재무장관 시절에 유럽연합(EU) 본부가 있는 스위스 제네바를 마뜩잖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일 브라운 총리와 사르코지 대통령의 다정한 만남도 과거 불편한 말을 자주 주고받던 시라크 전 대통령과 블레어 전 총리의 거북한 만남을 떠올리면 ‘상전벽해’를 실감하게 했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노동당 10년 통치 아래 영국의 경제 발전에 크게 자극을 받았고 앵글로색슨 문화를 공개적으로 칭송해 왔다.

그런 호감은 브라운 총리에게로 이어지고 있다. 물론 세계화와 중국 인도의 급격한 부상에 유럽이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갈등을 빚을 개연성을 배제할 수 없다.

브라운 총리는 자유경쟁을 지지하는 데 비해 사르코지 대통령은 보호주의의 필요성을 고집해 왔다. 이 때문에 메르켈 총리가 유럽 최대 경제국의 수장으로서 중재 노력을 어떻게 펼칠지가 관심을 끈다고 독일 일간 쥐트도이체차이퉁은 보도했다.

파리=송평인 특파원 pi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