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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 카페]까르푸 인수 1년, 이랜드의 약진

입력 | 2007-04-30 02:56:00


프랑스계 할인점 한국까르푸가 이랜드그룹으로 넘어간 지 1년이 됐습니다. 이랜드그룹은 지난해 4월 28일 세계 2위의 유통 공룡 기업 까르푸의 한국 매장 32개를 1조4800억 원에 전격 인수하면서 국내 유통시장의 새로운 강자로 급부상했습니다.

이랜드는 그해 9월 28일 까르푸 브랜드를 ‘홈에버’로 바꾸고 한국까르푸의 회사 이름을 ‘이랜드리테일’로 변경하면서 대대적인 매장 개조에 나섰습니다. 매장별로 1개월씩 영업을 중단하고 매장 구조와 인테리어를 완전히 뜯어 고쳤습니다. 지금까지 기존 매장 32개 가운데 29개의 리뉴얼 작업을 끝내고 홈에버 간판을 달았죠.

당초 유통업계에서는 할인점 운영 경험이 거의 없는 이랜드가 제품을 직접 사들여 소비자에게 직접 판매하는 할인점 시스템으로 32개 매장을 효율적으로 경영하기는 쉽지 않을 거라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이런 예상을 깨고 28일 이랜드그룹은 까르푸 때보다 월등히 앞선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올해 1월부터 4월 25일까지 29개 점포의 매출은 4710억 원. 지난해 같은 기간(3540억 원)에 비해 33% 늘어난 수치입니다.

경기 성남시 분당 오리점, 수원시 원천점 등의 7개 점포는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이 2배 이상 뛰었습니다. 점포당 하루 평균 방문 고객 수도 40% 이상 늘었습니다. 까르푸의 약점으로 지적됐던 신선식품 매출도 20%가량 늘었다고 회사 측은 밝혔습니다.

지난 1년 동안 홈에버는 ‘프리미엄 마트’를 표방하며 29개 점포의 인테리어를 고급화하는 데 힘을 쏟았습니다. 홈에버로 처음 문을 연 서울 목동점은 유럽 고대 건축 양식을 응용한 외장이 유명 백화점과 견줘도 뒤지지 않을 정도입니다. 또 전국 대부분 매장에 문화센터와 어린이 소극장을 설치하는 등 지역 주민을 위한 문화체험 공간과 고객 편의시설도 늘렸습니다.

창고형 매장을 고수하며 현지화에 실패한 까르푸와 달리 품격 있는 고급 매장을 내세우면서 편리한 쇼핑을 원하는 고객들을 끌어들일 수 있었던 거죠. 기업의 성공 여부는 소비자들의 기대와 요구를 얼마나 잘 읽어내느냐에 달려 있는 것 같습니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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