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부터 이틀간으로 예정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방미를 앞두고 미일 양국에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 중간선거 이후의 강경파 퇴진과 대북 정책의 변화, 특히 아베 정권의 우파성향 표출로 인해 미일관계가 '일체화'를 자랑하던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 시절과 사뭇 달라졌다는 인식도 확산되고 있다.
▽"자칫 '위안부 정상회의' 될라"=아사히신문은 4일 '위안부 문제로 삐걱거리는 미일'이라는 기획기사를 게재하고 미국 내에서 '(협의의) 강제성 부인' 발언에 비판이 확산되는 현상을 짚었다.
아베 총리가 3일 밤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군위안부 동원에 옛 일본군의 관여를 인정한 93년 '고노(河野) 담화' 계승 입장을 설명하며 비판의 불씨를 끄려 했지만 미 하원 결의안 찬성자는 계속 늘고만 있다는 설명이다.
신문은 미 국무성과 백악관 내에서 "총리발언은 사려가 없다"거나 "아시아에서 일본이 고립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으며 위기감을 느낀 토머스 시퍼 주일 미 대사나 마이클 그린 전 미국가안전보장회의 상급 아시아부장 같은 지일파가 물밑에서 총리관저에 사태 진정 노력을 촉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대북 정책에서 양국간 틈새바람=요미우리신문은 4일 '아베 외교 점검' 시리즈 첫 회로 미일관계를 다루면서 대북정책을 둘러싸고 양국간에 틈새가 점차 벌어진다고 지적했다.
올해 들어 미국의 대북 정책이 유연해진 결과 납치 문제 등으로 북한에 강경자세를 취해온 아베 정권 내부에서 미국에 대한 경계감이 커지고 있다는 것.
2일 타결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에 북한 개성공업단지의 제품을 한국산으로 인정하는 방향으로 검토한다는 내용이 나오자 한 외무성 간부는 "(이 문제에서) 미국의 생각을 듣고 싶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신문은 북한 정책을 둘러싼 미일간의 간극이 미일동맹의 근간을 흔들 정도는 아니지만 '틈새바람'이 불기 시작한 것도 부정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극우 의원들 '돌출 방미' 추진?=이런 가운데 고노 담화(河野)의 수정을 요구해 물의를 빚은 바 있는 자민당의 '일본의 앞날과 역사교육을 생각하는 의원 모임' 소속 의원 일부가 미 하원에 제출된 위안부 강제동원 사죄 요구 결의안 채택을 저지하기 위해 이달 말 방미를 추진하고 있다고 4일 NHK가 보도했다.
일본에서는 아베 총리의 잇따른 '사죄'로 진정 국면으로 접어든 위안부 문제가 이런 돌출 행동으로 다시 쟁점이 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도쿄=서영아특파원 sy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