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닌 지역에서 먼저 선보이는 ‘트라이 아웃’ 공연이 늘고 있다. 경기 고양시 덕양어울림누리극장에서 선보일 비보이 공연 ‘피크닉’(위)과 성남시 성남아트센터에서 국내에 초연됐던 뮤지컬 ‘미스 사이공’. 동아일보 자료 사진
‘초연 공연은 지방에서 보세요.’
서울이 아닌 지방의 공연장에서 초연하는 작품이 늘고 있다.
두 차례 내한 공연으로 인기를 모은 프랑스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의 한국 라이선스 공연은 서울이 아닌 경남 김해시 김해문화의전당에서 막을 올린다.
올여름 화제작으로 기대를 모으는 ‘캣츠’ 내한공연도 서울 공연에 앞서 5월 대구를 먼저 찾고 이달 영국 런던에서 선보일 비보이 공연 ‘피크닉’도 한국에서는 경기 고양시에서만 3일간 공연할 뿐이다. 어린이극 전문극단인 사다리는 신작 ‘고양이는 왜 혼자 다닐까’를 어린이 공연 대목인 어린이날 전후(5월 3∼6일) 대전에서 초연한다. 유니버설 발레단도 신작 발레 ‘춘향’을 다음 달 고양아람누리극장에서 초연한다.
지난해에도 대형 뮤지컬 ‘미스 사이공’은 서울 공연에 앞서 경기 성남시 성남아트센터에서 영화 ‘왕의 남자’의 원작 뮤지컬인 ‘이’도 부산에서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동아연극상 작품상을 받은 ‘억척어멈과 그의 자식들’이나 인기 뮤지컬 ‘거울공주 평강이야기’ 역시 서울에 앞서 경남 밀양시에서 초연된 작품이다.
이처럼 지방 공연장이 ‘초연 공연장’으로 각광을 받는 이유는 공연계에서 점차 ‘트라이아웃(Try Out)’ 개념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 이는 새로 창작된 작품을 지방에서 개막한 뒤 그 결과에 따라 서울 공연을 추진하는 방식으로 미국 브로드웨이나 영국 웨스트엔드에서는 일반화된 제작 시스템이다. 지방 공연장으로서는 화제작을 가장 먼저 선보인다는 점에서, 제작사로서는 가장 큰 시장인 서울에 앞서 지방에서 관객 반응을 미리 파악한 뒤 수정 작업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서로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는 셈이다.
강수진 기자 sj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