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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려요! 여성 총장님…4년제大 202곳 중 여성은 14명뿐

입력 | 2007-03-03 03:00:00


최근 하버드대에서 드루 길핀 파우스트 교수가 첫 여성 총장이 됐다. 펜실베이니아대 프린스턴대 브라운대 등 아이비리그 대학 8곳 가운데 4곳의 총장이 여성일 정도로 미국 대학에서 여풍(女風)이 강하게 불고 있다.

그러나 한국 대학에선 여성 총장들이 두각을 나타내고는 있지만 수가 적은 데다 대부분 여자대학 총장이거나 학교재단 관련 인사여서 아직은 미풍(微風)에 그치고 있다.

▽여성 총장 얼마나 되나=전국 202개 4년제 대학 총장 가운데 여성은 6.9%인 14명에 불과하다.

이배용 이화여대, 이경숙 숙명여대, 이광자 서울여대 총장은 동문에게 지휘봉을 맡겨 온 전통을 이어받은 총장들이다. 지은희 덕성여대 총장은 노무현 정부에서 여성부 장관을 지냈다.

경원대 이길여 총장은 이 대학을 인수했고, 허운나 한국정보통신대(ICU) 총장은 김대중 정부 시절 새천년민주당 국회의원 출신이다.

이영상 경북외국어대, 박동순 동서대, 김향자 경운대, 공정자 남서울대, 서복영 한려대 총장은 설립자의 배우자다. 김성혜 한세대, 김강미자 예수대, 한재숙 위덕대 총장은 학교 재단과 관련이 있는 인물이다.

여성 총장들은 특유의 섬세함과 알뜰한 학교 경영으로 능력을 발휘하고 있다. 이경숙 숙명여대 총장은 1994년부터 네 번 선임돼 14년째 ‘장수’하면서 1000억 원의 발전기금을 모아 ‘최고경영자(CEO) 총장’으로 불린다. 이화여대 총장들은 알뜰 경영으로 6000억 원에 가까운 적립금을 쌓았다.

전국 148개 전문대 학장 가운데 여성은 22명(14.8%)이다. 이들 가운데 10명이 설립자의 배우자 또는 자녀 등 재단과 관련이 있다.

▽여교수 적어=여대나 종교 관련 대학처럼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면 남녀 공학 대학에서 남성과 경쟁을 벌여 총장이 된 여성은 찾기 힘들다.

여성 총장 후보군인 여교수는 전체 대학 교수 5만1859명 가운데 8708명(16.8%)에 불과하다. 보직 교수 1189명 가운데 여성은 85명(7.15%)뿐이어서 총장 경선에 나설 만한 경력을 쌓은 여교수 자체가 적다. 대인관계에서 약세이기 때문에 남자 교수들과의 총장선거에서도 불리한 편이다.

이경숙 숙명여대 총장은 “핀란드는 3부 요인이 모두 여성일 정도로 여성의 능력을 인정하고 있다”며 “여성 총장은 남성 총장에 비해 섬기는 리더십으로 수평적 대학 문화를 만들 수 있고 알뜰하게 경영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교육인적자원부는 여교수 비율을 늘리기 위해 2004년 여교수 임용목표제를 도입했다. 국공립대 여교수 정원을 198명 늘린 덕분에 여교수의 비율이 2003년 9.2%에서 지난해에는 11%로 높아졌다. 2010년까지 국공립대는 15%, 사립대는 20%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이광자 서울여대 총장은 “대학이 아직도 가부장적, 보수적이어서 교수 채용에서 여성이 불리하다”며 “대학부터 능력 위주로 변해야 사회가 발전한다”고 말했다.

교육부 서영주 여성정책과장은 “양(量)에서 질(質)이 나오는 만큼 여교수 채용을 대폭 늘려 장차 여성 총장이 많이 나올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인철 기자 inchu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