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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계 마당발]김철균 다음커뮤니케이션 부사장

입력 | 2007-02-06 02:57:00


김철균(44·사진) 다음커뮤니케이션 부사장의 휴대전화에는 2000개 이상의 전화번호가 저장돼 있다. 적어도 6개월에 한 번은 연락하는 사람들이다. 그는 6개월 동안 한 번도 연락하지 않는 전화번호는 휴대전화에서 삭제한다. 이렇게 줄이고 줄인 지인(知人)의 수만 2000명이 넘는다. 일반 휴대전화로는 이렇게 많은 전화번호를 모두 관리할 수 없어 3년 전부터 수천 개의 주소록을 관리할 수 있는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다.

○인터넷 인맥관리

휴대전화뿐만이 아니다. 김 부사장은 인터넷을 이용해 인맥을 관리한다. 자신이 속한 모임의 인터넷 홈페이지와 카페(인터넷 동호회) 등을 통해 6개월마다 연락처를 정리한다. 그는 컴퓨터를 켜고 자신이 속한 모임의 인터넷 홈페이지를 보여 줬다.

연세춘추(연세대 교내 신문) 동인회,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대(UCLA) 출신 최고경영자(CEO) 모임, 배문고 CEO 모임…. 이런 모임이 10곳이 넘는다고 했다. 모임 구성원이 직장을 옮기거나 연락처를 바꿀 때마다 스스로 자신의 연락처를 갱신하기 위한 것이다.

김 부사장이 이런 방식으로 모임을 관리해 온 것은 초고속인터넷이 보급되기 시작했던 1990년대 말부터. 그는 PC통신 업체인 나우콤 재직 시절 카페 서비스의 원조격인 ‘작은 모임’ 서비스를 고안했다. 이런 경력을 이용해 자신이 속한 모임마다 인터넷 커뮤니티를 만들어 냈다.

○한번 맺은 인연은 놓지 않는다

김 부사장은 대학을 졸업하고 천리안에 입사해 하이텔, 나우콤 등 PC통신 업계를 거쳐 하나로드림의 CEO로 일했다. 이 과정에서 온라인 취업포털 사이트 인크루트의 이강석 사장과 디지털카메라사이트인 디시인사이드의 김유식 사장 등을 만났다. 김 부사장이 PC통신 관리자였던 시절 ‘파워 유저’로 알게 된 사이였다.

지난해 9월 김 부사장이 다음으로 자리를 옮긴 것은 ‘연세춘추’ 선배였던 석종훈 다음커뮤니케이션 사장의 제안 덕분이었다. 연세춘추 인맥으로는 김우식 부총리 겸 과학기술부 장관, 최기준 CBS 이사장 등이 있다.

디자인하우스 윤세웅 사장과 삼일회계법인 김광호 상무 등도 하나로드림 시절 업무로 만난 인연을 이어가며 함께 골프를 치고 공연도 보러 다닌다. 열린우리당 김영춘 의원과는 연세춘추 기자 시절 인터뷰했던 인연을 계속 이어오고 있다.

○뒤에서 봉사하는 인맥 관리

그는 모임의 ‘장(長)’ 대신 귀찮은 ‘총무’직을 떠맡는 경우가 많다. 그의 인맥은 대부분 주도적으로 모임을 만들기보다 이미 존재하는 네트워크에 슬며시 섞여 들면서 생겼다.

그가 현재 총무를 맡은 모임만 해도 연세춘추 동인회, UCLA CEO 모임 등 4곳. 이러다 보니 약속도 잦다. 하루에 저녁 약속을 2개씩 잡는 것은 예사다. 총무 역할을 하다 보니 술도 자주 마셔야 한다. 건강관리를 위해 오후 11시면 자리를 뜬다는 원칙을 갖고 있다. 이 원칙 때문에 주위 사람들로부터 ‘뚱뚱한 신데렐라’라는 별명도 얻었을 정도였다.

그에게 인맥 관리의 비결을 물어봤다. 그는 “모임을 주도적으로 만들지는 않지만 ‘한번 인연을 맺으면 최선을 다한다’는 것이 내 인맥의 특징”이라고 말했다.

글=김상훈 기자 sanhkim@donga.com

사진=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