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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정인교]한미 FTA 잣대는 국익

입력 | 2007-01-16 03:01:00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제6차 협상이 15일 서울에서 시작됐다. 무역구제, 의약품, 자동차, 위생검역(SPS) 등 민감한 사안이 이번 협상에서 제외됐다는 점을 들어 FTA 비관론이 확산되고 있다.

정치적 빅딜 앞둔 막바지 실무협상

속사정은 다르다고 봐야 한다. 이들 분야는 양국이 충분하게 논의했지만 실무자 차원에서 결론을 도출하기 어려운 사안이다. 이번 협상은 5차 협상에서와 같이 민감한 사안에 대한 과열된 논쟁으로 협상이 파행될 가능성을 줄이는 대신 농업, 섬유, 원산지, 통신 등 아직 논의가 충분하지 않은 분야를 집중적으로 다뤄 다음 달 개최될 제7차 협상에서의 빅딜 기반을 준비하기 위한 전략적 목적이 반영된 것으로 볼 수 있다.

협상 수석대표는 물론이고 신년 초 재정경제부가 발표한 정책 방향에서 정부는 한미 FTA 타결을 올해 정책 목표로 설정했다. 도하개발어젠다(DDA) 협상이 부진한 가운데 세계적인 파워 국가로 부상한 중국을 견제해야 하는 미국도 한국과의 FTA 체결을 서두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6월 말 시한이 종료되는 무역촉진권한(TPA)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3월 말까지 협상을 타결해야 한다. 앞으로 두 차례의 추가 협상이 가능하지만 6차 협상에서 주요 이슈에 대한 논의를 마무리해야 한다. 이후 고위급 회의에서 빅딜을 성사시켜 협상을 타결하는 수순을 밟게 될 것이다.

각국의 FTA 협상을 살펴보면 대부분의 내용은 막바지에 전격적으로 타결된다. 개별 협상작업반에서는 독자적으로 타결할 수 없는 분야가 많고, 전체 협정 내용과 연계해서 최종 합의해야 하는 분야가 있기 때문이다. 또 ‘주고받기’식으로 타결해야 하는 분야가 많아 결국 실무자를 넘어 고위급 인사가 정치적 판단을 해야만 타결된다.

6차 협상은 빅딜을 앞두고 양국 간 방침을 최종적으로 교환하는 자리로 활용해야 하며 시간적 제약을 고려해 효율적인 협상이 되도록 양측 모두가 노력해야 한다. 가장 첨예하게 대립할 이슈는 농업과 섬유 분야로 예상된다. 농업의 경우 시장개방안이 확정되지 않은 200개가 넘는 품목에 대한 양허안을 제시해야 한다.

섬유에 대해 한국은 다양한 방안으로 미국을 설득하고 있어 농업과는 대조적이다. 지나치게 엄격한 원산지 규정을 완화하고 원산지를 충족시키지 못한 섬유류에 대해서도 일정 부분 특혜관세를 적용하도록 미국에 요구하고 있다. 중국 등 개발도상국 제품에 밀려 미국 섬유류 시장에서 한국의 점유율은 지난 10년 사이 절반으로 줄어들었다. 미국과의 FTA가 섬유 수출 확대의 계기를 제공했으면 한다.

대국민 홍보-정치권 설득 나서야

양국 간 협상이 진전되는 것과는 달리 미국과의 FTA에 대한 대(對)국민 홍보는 제자리걸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획기적 성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으나 더욱 체계적인 홍보 노력이 필요하다. 그동안 반대론자의 근거 없는 주장으로 미국과의 FTA에 대한 국민의 우려가 크다. 이들 반대 주장은 협상과 무관한 것이 대부분이므로 실제 협상에서 논의된 내용을 국민에게 널리 알림으로써 국민이 판단하도록 해야 한다.

FTA 협상 타결에는 무엇보다 대통령의 의지가 중요함은 말할 나위가 없다. 그동안 언론매체를 통해 대통령이 직접 미국과의 FTA 필요성 및 체결 의지를 밝혀 왔으나 이제부터는 여야 정치권을 설득하는 작업에 착수하지 않으면 안 된다. 정치권도 당리당략적 차원에서 벗어나 국익을 기준으로 미국과의 FTA를 평가해야 한다.

정인교 인하대 경제학부 교수·바른FTA실현본부 정책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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