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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출신들 잘~ 나갑니다”

입력 | 2007-01-11 03:00:00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재계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면서 법무법인들이 소송 특수(特需)를 누리고 있다. 공정위의 제재에 반발해 소송을 제기하는 기업들이 늘어난 데다, 공정위의 ‘칼끝’을 피하기 위해 법률 조언을 구하는 기업도 많아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주요 로펌들은 공정거래 전문팀을 강화하고, 공정위 출신 인사를 영입하기 위해 경쟁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공정위의 기업 제재가 결과적으로 공정위 공무원들의 퇴직 이후를 보장하는 수단이 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 공정위 권한 갈수록 강화될 듯

권오승 공정거래위원장은 지난해 말 종무식에서 “경제가 어려울수록 시장의 룰을 명확히 하고 반칙하는 기업에는 엄격한 제재를 가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권 위원장은 올해 시무식에서도 “카르텔이나 시장 지배적 지위 남용, 경쟁 제한적인 기업 결합에 대한 규율 강화를 통해 경쟁원리가 우리 경제의 기본원리가 될 수 있어야 한다”며 강도 높은 기업 규제를 예고했다.

최근에는 공정위가 영장 없는 계좌추적권(금융거래정보요구권)을 무제한으로 가질 수 있도록 관련법 개정이 추진되고 있어 ‘재계 검찰’을 자처하는 공정위의 권한은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특히 올해는 지난해부터 진행 중인 현대·기아자동차그룹의 부당 내부거래 조사 결과 및 정유, 제당, 석유화학업계의 담합 행위에 대한 처리 결과가 잇따라 나올 예정이어서 주목된다.

○ 로펌들, 공정위 출신 인사 영입 경쟁

이처럼 각 기업의 공정거래 관련 업무가 중요시되자 이들을 ‘고객’으로 하는 로펌들도 최근 몇 년간 공정위 출신 관료를 영입하면서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법무법인 광장은 조학국 전 공정위 부위원장을 고문으로 영입했고, 법무법인 율촌은 이석준 전 공정위 독점감시팀장을 영입했다. 율촌에는 오성환 전 공정위 상임위원도 고문으로 있다.

또 법무법인 태평양은 공정위 상임위원을 지낸 서승일 고문과 공정위 독점국에서 근무한 장재군 씨, 옛 통상산업부 아주통상1과장을 지낸 표인수 미국 변호사 등으로 공정거래팀 진영을 갖췄다.

허선 전 공정위 사무처장을 선임 컨설턴트로 영입한 법무법인 화우는 매월 공정위 고위관계자, 변호사, 학계 인사 등을 중심으로 한국경쟁포럼을 열고 있다. 법률사무소 형태인 김앤장에는 김병일 전 공정위 부위원장이 고문으로 있다.

○ 관련 팀 통째로 스카우트해 가기도

대형 법무법인 세종은 최근 법무법인 바른의 공정거래팀 인력을 모두 스카우트했다. 대형 로펌이 전문 분야의 소형 로펌을 인수 합병한 일은 있지만 특정 팀을 통째로 영입한 것은 이례적이다.

이 팀은 공정위 송무기획단장을 지낸 임영철 변호사가 이끌고 있다. 공정위 출신 변호사 3명의 작은 팀이지만 지난해 공정거래 분야에서 발군의 실력을 보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 대형 로펌의 변호사는 “매년 10% 이상의 성장세가 예상되는 공정거래 시장은 로펌들로서는 놓칠 수 없는 기회”라며 “최근 대형 로펌들이 기업법무팀에 속해 있던 공정거래팀을 떼내 별도 부서로 구성하면서 관련 사업 강화에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이 변호사는 “대형 로펌이 공정위 출신 인사 영입 등에 수억 원의 돈을 쏟아 붓고 있어 중소형 로펌은 진입하기 힘든 시장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효진 기자 wisew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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