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의 대부(Godfather of Soul)’로 불리는 전설적인 흑인가수 제임스 브라운(사진)이 25일 폐렴으로 숨졌다. 향년 73세.
AP통신은 브라운이 전날 폐렴 증세가 악화돼 미국 조지아 주 애틀랜타 에모리 크로퍼드 롱 병원에 입원했으나 이날 새벽 숨졌다고 전했다. 브라운의 오랜 친구인 찰스 보비가 임종했다.
제임스 브라운은 엘비스 프레슬리, 밥 딜런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대중음악계에 큰 영향을 끼친 뮤지션이다. 1956년 ‘플리즈 플리즈 플리즈’로 데뷔한 뒤 ‘아이 필 굿’ ‘섹스 머신’을 잇달아 히트시키며 50여 년간 솔, 펑크, 리듬 앤드 블루스(R&B) 분야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지켜 왔다.
그가 무대에서 선사한 흥겨운 흑인 음악과 일명 ‘개다리춤’(발을 빠르게 움직이는 춤)은 마이클 잭슨이나 롤링스톤스의 리더 믹 재거 등 수많은 팝 스타에게 영향을 끼쳤다. 특히 메리 제이 블라이즈, 알 켈리, 어셔 등 요즘 인기가 높은 젊은 흑인 뮤지션들도 “우리 음악의 원천은 제임스 브라운”이라고 말하고 있다.
브라운은 일찍부터 흑인 청년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흑인 지위 향상에 헌신했다. 1968년 흑인운동지도자 마틴 루서 킹이 암살되자 ‘세이 잇 라우드 아임 블랙 앤드 아임 프라우드’를 발표해 흑인들의 자긍심을 노래해 갈채를 받았다. 1986년 로큰롤 명예의 전당에 올랐으며, 그래미상은 최우수 R&B 음반(1965년), 최우수 R&B 남자 보컬(1987년), 평생공로상(1992년) 등 세 차례 받았다.
올해 2월에는 서울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처음이자 마지막 내한 공연을 펼치기도 했다.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