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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김경민]가자, 우주로!

입력 | 2006-12-26 02:56:00


한국 최초로 우주인 최종 후보 2명이 결정됐다. 7월 14일 19세의 여대생부터 60세의 노인에 이르기까지 3만6000여 명이 지원해 선발한 결과이다. 이 두 명 가운데 한 명은 내년 4월 러시아의 소유스 우주선을 타고 국제우주정거장에 올라가 7, 8일간 머물며 한국 정부가 부여한 여러 가지 과학 실험 임무를 마치고 귀환한다. 최종 선발자가 우주 비행과 실험을 무사히 마치고 돌아오면 한국은 세계 10번째 우주 실험 국가가 된다.

경제적-군사적 이익 상상초월

우주 탐사에 나서고 있는 국가들은 미래에 대한 비전이 있으면서 대부분 잘사는 선진국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그런데 이들 국가가 우주 개발에 국력을 쏟아 붓는 이유는 무엇인가.

첫째는 우주 개발의 경제적 파급 효과가 엄청나기 때문이다. 밤하늘의 달과 별을 보면 멀리만 있는 존재처럼 느낄지 모르지만 우주는 우리의 일상생활에 매우 가까이 와 있다. 세계를 하나로 묶는 방송과 통신, 그리고 날씨와 재해 예방을 위해서까지 우주 이용은 하루도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정보 인프라이다.

일본항공우주공업회는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기능을 확충하면 실시간 교통 정보 제공으로 일본에서 교통사고가 30% 이상 감소하는 것으로 예측했다. 또 교통 흐름 조정 등으로 약 4조 원의 연료비가 줄어들고 이동통신서비스 및 차량 내비게이션 서비스 시장도 한 해 6조 원이 늘어나는 등 연간 총 10조 원가량의 부가가치를 올릴 것으로 전망했다.

둘째는 안보 강화를 위해서다. 북한 핵실험은 우주 정보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 한번 보여 주었다. 우주를 통한 정보 파악 능력이 없이는 자주 국방도 어렵다. 미군이 1, 2차 걸프전쟁에서 미사일로 이라크의 주요 시설을 정확히 포격할 수 있었던 것은 군사위성이 보내 주는 정확한 시설물의 위치 정보 때문이다.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은 1999년 발간한 회고록에서 ‘중국과 국교 정상화 협상을 할 때 중국과 소련의 국경 분쟁에서 중국이 참패한 장면을 찍은 위성사진을 보여 준 것이 결정적이었다’고 술회했다. 중국은 위성 정보를 통해 지구상에서 벌어지는 상황을 낱낱이 파악하고 있는 미국의 힘에 머리를 숙일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위성 정보가 외교 관계에도 영향을 미친 대표적 사례다.

작년 마련된 국가 우주개발 중장기 기본계획에 의하면 한국도 2008년에 레이더 위성인 아리랑 5호, 2009년에는 광학위성인 아리랑 3호를 발사할 계획이다. 이미 발사돼 지구 주위를 돌고 있는 광학위성인 아리랑 2호까지 하면 위성이 3기가 된다.

하지만 기상 상황에 관계없이 24시간 한반도 및 주변 지역에서 일어나고 있는 안보 관련 상황을 모두 감시하고 촬영하기 위해서는 레이더 위성이 한 기 더 보강돼 ‘광학 2기, 레이더 2기’ 등 4기의 위성 체제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국민적 지원 있어야 발전 가능

여기에 기본계획에 따라 2012년에 적외선 위성 아리랑 3A호가 쏘아 올려지면 ‘위성 정보를 통한 안보’는 더욱 강화될 전망이다. 아리랑 3A호는 온도 감지 능력이 뛰어나 산불 예방은 물론 북한 원자로 가동과 미사일 발사도 탐지할 수 있어 민간 및 군사 분야에 두루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처럼 우주 정보 이용이 중요한 때에 한국인 최초의 우주인 탄생이야말로 한국이 우주 강국으로 발돋움하는 신호탄으로 볼 수 있다.

성공적인 우주 선진국이 되기 위해서는 연구원들의 열정만으로는 부족하다. 막대한 예산이 들고 시간도 많이 걸리는 국가사업에 대한 국민의 관심과 애정, 전폭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국민과 함께하는 우주사업’이 돼야 한다.

김경민 한양대 교수·국제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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