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실시된 이란의 국가지도자운영회의(Assembly of Experts) 의원 및 지방의회 선거에서 초반 개표결과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현 대통령 지지 세력이 경쟁세력에 크게 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란 언론들은 17일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의 경쟁자인 온건파 악바르 하셰미 라프산자니 전 대통령이 국가지도자운영회의 선거에서 선두를 달리며 다른 후보들을 앞서고 있다고 전했다.
국가지도자운영회의는 최고지도자(Supreme Leader)에 대한 임명 및 탄핵권을 가지며, 임기 8년의 의원 86명을 선출하는 이번 선거에는 164명이 입후보했다.
라프산자니 전 대통령은 2005년 대선에서 패배했으나 개혁파와 연대해 꾸준히 대중적 지지도를 키워 왔다. 이번 선거에서 그는 개혁파 모하마드 하타미 전 대통령과 나란히 투표장에 모습을 나타냈다.
테헤란 시의회 선거에서도 개혁파 후보들이 일부 의석을 차지하면서 2003년 지방선거 이래 계속돼 온 보수파의 의석 독점에 종지부를 찍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결과는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의 거침없는 반(反)이스라엘 행보와 핵 프로그램에 대한 강경한 태도가 보수파를 갈라놓은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고 AP통신은 해석했다. 보수파 일부는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이 서방과 대결국면에 너무 힘을 쏟고 어려운 경제를 해결하는 데도 실패했다며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은 이번 선거가 자신에 대한 중간평가라는 해석은 ‘외국 언론의 공허한 구호’라고 주장했다. 그는 “정부는 누가 이기고 지는 데 신경 쓰지 않는다”며 “높은 투표율이야말로 국가적 연대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고 DPA통신이 전했다.
이번 선거에서 투표율은 대부분의 지역에서 60%가 넘게 나오는 등 전례 없이 높게 나올 것이라고 관영 IRNA 통신이 전했다. 지난 대선 투표율은 전국적으로 50%에 못 미쳤으며 수도 테헤란의 경우 10%를 겨우 넘길 정도였다.
이번 선거에 대한 최종 결과는 18일 이후에나 나올 전망이다.
이철희 기자 klim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