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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민호 애독서는 ‘부활’?… 암호 지령 해독용

입력 | 2006-11-01 03:03:00


공안당국이 ‘일심회’ 사건의 핵심 인물인 장민호(44·구속) 씨에게서 압수한 물품에는 톨스토이의 명작 ‘부활’이 포함돼 있었다.

장 씨가 이 책을 고이 간직한 이유는 애독서여서가 아니라 암호 해독용이었기 때문.

1993년 두 번째로 북한에 갔을 때 장 씨는 단파방송을 통해 내려오는 지령을 해독하는 방법을 배웠다. 단파라디오 등 장비를 구입하기 위한 자금으로 공작금 1만 달러도 받았다.

이후 장 씨는 매월 10일과 25일 오전 1시에 단파라디오를 통해 지령을 받은 뒤 이를 숫자로 바꾸고 부활의 몇 쪽, 몇째 줄에 있는 단어인지 찾아서 조합하는 방식으로 암호를 해독한 것으로 공안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1996년 간첩 혐의로 구속돼 4년여 동안 복역한 ‘깐수’(본명 정수일)도 에밀리 브론테의 ‘폭풍의 언덕’과 찰스 디킨스의 ‘올리버 트위스트’를 암호 해독용 책자로 사용했다.

올해 9월 직파 간첩으로 8년 만에 처음 적발된 정경학 씨는 영문 e메일 방식으로 북한에 보고서를 보내면서 영어로 된 은어를 썼다. ‘Hellen(헬렌)’은 본부, ‘NamKyong(남경)’은 남조선, ‘Red Flower Garden(홍초 가든)’은 홍콩이라는 의미다.

공안당국은 일심회 조직원들이 지령과 보고문을 주고받을 때 은어를 사용했다고 밝히고 있다. 이들은 민주노동당을 ‘민회사’, 열린우리당은 ‘우회사’, 한나라당은 ‘나회사’로, 조선노동당은 ‘우리당’으로, 좌파세력은 ‘좌회사’로 각각 표기했다. 호칭도 ‘최 사장’(최기영 민노당 사무부총장) ‘장 사장’(장민호 씨) 등을 썼다.

손정목(42·구속) 씨를 통해 포섭된 것으로 알려진 최기영 씨는 최근까지도 손 씨의 본명을 몰랐다고 한다. 손 씨와 한 달에 한 번 정도 술자리를 할 만큼 친분이 있었지만 손 씨는 본명이 아닌 ‘손낙호’라는 이름을 사용한 것으로 전해졌다.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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