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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쉿!' '이지메 자살' 은폐 만연한 일본 교육현장

입력 | 2006-10-17 16:22:00


집단 괴롭힘(이지메)으로 인한 학생들의 자살사건이 잇따르면서 일본 열도가 떠들썩하다.

일본에서 '이지메 자살'은 1980년대 중반 가장 심각했다가 점차 줄어 공식통계로는 1998년 이후 단 1건도 없었다. 초중고교의 지난해 총 이지메 건수도 10년 전의 3분의 1인 2만 건 수준으로 줄었다.

하지만 이 같은 통계상의 개선은 상당부분 교육 지방자치단체와 학교 측의 은폐 때문이었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먼저 후쿠오카(福岡)현 지쿠젠(筑前)정에서는 미와(三輪)중학교 2학년생 A(13)군이 11일 밤 자택 창고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A군의 호주머니에는 "이지메를 당해서 살 수 없다"는 메모가 발견됐다. 충격적이게도 원인 제공자는 담임교사였다.

A군의 어머니는 평소 A군이 조퇴한 뒤 귀가해 인터넷에 파묻히는 일이 잦자 이를 담임교사와 상담했다. 담임교사는 이 사실을 교실에서 공개하면서 A군을 '위선자'라고 꾸짖었고 이 때부터 학생들의 이지메가 시작됐다는 것이다.

이 중학교에서는 최근 수년간 7, 8건의 이지메가 있었지만 지자체 교육위원회에는 0건이라고 보고해온 것으로 밝혀졌다.

또 홋카이(北海)도 다키카와(瀧川)시의 한 초등학교에서는 지난해 9월 당시 6학년생이던 B양이 교실에서 목을 매 숨졌다. B양은 "친구들로부터 따돌림을 당했다"는 유서를 7통이나 남겼지만 시교육위 측은 1년이 넘게 "이지메를 확인하지 못했다"고 주장해오다가 5일에야 이 사실을 인정했다.

문부과학성은 이지메를 은폐, 축소하려는 교육현장의 분위기가 확인됨에 따라 전국 초중고교를 대상으로 긴급실태조사를 벌이기로 했다.

도쿄=천광암특파원 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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