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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 판쓸이한 ‘타짜’… ‘아귀’ 김윤석도 떴다

입력 | 2006-10-12 03:00:00

아귀를 열연한 김윤석.


10일까지 415만 관객을 모으며 대박을 터뜨린 영화 ‘타짜’의 흥행 요인은 여러 가지다. 전작 ‘범죄의 재구성’으로 스타 감독의 반열에 오른 최동훈 감독의 정교한 연출력에 조승우 김혜수 백윤식 유해진 등 ‘연기 되는’ 배우들의 총출동, 원작 만화의 명성까지.

그러나 영화를 보고 난 관객들이 가장 많이 얘기하는 것은 극중 ‘아귀’라는 캐릭터다. 아귀는 다섯 장면에만 등장하지만 강한 인상을 남겼고 이 역을 맡은 배우 김윤석은 주목받고 있다. 그는 영화 ‘천하장사 마돈나’에서 주인공의 아버지로, MBC 아침 드라마 ‘있을 때 잘해’에서 하희라의 남편 역으로 발군의 연기력을 보여준다. 사람들은 왜 아귀에 열광할까.

▽최동훈 감독=물론 그 캐릭터가 가지는 강력한 포스(힘)도 있지만 사람들이 새로운 배우를 발견한 것 같다. “도대체 저 사람 어디서 튀어나온 거야?”라는 느낌을 받은 거다. 존재 자체가 주는 느낌, 눈에만 와 닿지 않고 몸으로 느껴지는 맛이 있다. 촬영하면서도 김윤석의 연기를 보고 ‘야 멋있다’라고 생각했다. 그는 상대배우를 잡아먹지 않고 교묘한 밸런스를 유지하며 자신의 존재를 빛내는, 연기가 뭔지 아는 사람이다.

▽배우 김윤석=그렇게 인기 있나? 드라마 촬영 때문에 무대 인사 다닐 시간이 없어 인기를 실감하지 못하겠다. 둘 중 하나다. 프로 도박사의 이미지가 관객들의 상상과 정확히 일치했거나 아니면 터프하고 강한 악당이 아니고 전라도 사투리 쓰면서 그러는 게 의외의 즐거움을 준 것 같다. 예전에는 악역하면 실제 배우도 악당처럼 봤는데 요즘은 관객들 수준이 높아져 좋게 평가해 주시니 감사할 뿐이다.

▽영화평론가 심영섭=아귀는 ‘가학성의 화신’이다. 그러면서도 기존의 서양적 악의 화신이 지적이고 차가운 데 반해 아귀는 징그러울 만큼 능청스럽고 끝까지 자신의 욕망을 추구하는데 그게 굉장히 강렬하고 극적이다. 공포영화에서 가학적인 악마를 보고 무서워하면서도 좋아하듯이 그 캐릭터가 주는 짜릿함이 있다. 자본주의의 흡혈귀랄까? 새로운 유형의 악마적 캐릭터의 탄생이다.

▽원작자 허영만=일단 분위기가 살벌하고 거침없이 연기하는 게 좋았다. 원작의 아귀는 나이가 든 노름꾼으로 분위기는 좀 다르지만 최 감독이 캐릭터 분석을 잘한 것 같다. 이걸 보고 캐스팅의 중요성을 느꼈다.

채지영 기자 yourca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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