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까운 거리의 디지털 기기들을 무선으로 연결해 음성과 영상 등 데이터를 주고받는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전자부품연구원(KETI)은 근거리 무선통신 기술인 ‘바이너리 부호분할다중접속(CDMA)’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고 21일 밝혔다. 현재 세계의 근거리 무선통신 기술은 미국과 유럽의 무선랜 및 블루투스가 주도하고 있다.
바이너리 CDMA는 무선랜과 블루투스에 비해 잡음이나 전파 손실이 훨씬 적다. 기존 기술에서 불가능한 고화질(HD) 영상의 무선 송수신도 가능하다. 또한 전파기지국이 없어도 최대 500m 거리까지 데이터를 보낼 수 있다. 무선랜과 블루투스의 데이터 송수신 거리는 각각 120m, 50m에 불과하다.
전자부품연구원의 김완기 실장은 “디지털 TV와 홈네트워크 등 다양한 분야에 응용이 가능하다”며 “전파 송수신 거리가 길어 산업용이나 군사용으로도 사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자부품연구원은 지난해 9월 국제표준화기구(ISO)에 바이너리 CDMA 기술을 산업용 무선 네트워크 분야의 국제표준으로 제안했다.
김 실장은 “내년 중에 바이너리 CDMA가 국제표준으로 확정되면 한국은 초고속 휴대인터넷(WiBro·와이브로)에 이은 또 하나의 통신 원천기술을 확보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전자부품연구원은 바이너리 CDMA 기술을 사용한 무선기기 시장이 2010년경 116억 달러(약 11조200억 원) 규모가 될 것으로 추정했다.
문권모 기자 mikemo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