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스키는 짜릿한 속도감을 즐길 수 있지만 부상을 조심해야 한다
해외로 장시간 여행을 떠날 때는 ‘장기비행 척추 피로 증후군’을 주의해야 한다.
휴가 중 무리한 행동을 하면 목과 허리에 큰 부담을 줄 수 있다.
《평소 밤낮없이 영업현장을 뛰는 자동차 세일즈맨 이병길(33) 씨. 벼르고 벼르던 여름휴가를 맞아 친구들과 함께 북한강으로 달려갔다. 마음만 있었지 경험해 본 적이 없는 수상 스포츠를 즐기기 위해서였다. 첫날은 환상이었다. 무섭게만 보이던 수상스키를 어렵지 않게 배웠다. 수상스키 강사는 “친구들 중에 운동신경이 가장 뛰어나다”고 칭찬했다.
이것이 화근이었다. 다음 날 자만심에 빠져 맘껏 폼을 내다가 머리부터 물속에 빠지는 사고를 당한 것이다. 뒷목과 오른쪽 어깨, 팔 전체에 끊어질 듯한 통증을 느꼈다. 오른쪽 손가락까지 저렸다. 결국 이 씨는 휴가 일정을 포기하고 병원을 찾았다. X선과 자기공명영상(MRI) 촬영 검사 결과 경추 6번과 7번 사이 추간판(디스크)이 터져 신경을 심하게 누르고 있었다. ‘인조 목 디스크 치환술’이란 시술을 받은 뒤에야 통증이 가라앉았다. 다행히 정상 출근을 했지만 휴가철의 악몽은 지금도 이 씨를 괴롭히고 있다.
여름휴가 후유증에 시달리는 이들은 의외로 많다. 상당수 직장인은 장거리 운전이나 수면 부족에 따른 만성피로와 집중력 저하를 호소하기도 한다. 온라인 취업사이트 사람인(www.saramin.co.kr)이 최근 직장인 525명을 대상으로 여름휴가 후유증에 대해 조사한 결과 절반 가까운 응답자(48.6%)가 “후유증을 겪었다”고 답했다. 후유증 증세(복수 응답)로는 ‘업무 능률 및 집중력 저하’(52.2%)가 가장 많았고 ‘수면장애 등 생체리듬 상실’(42.4%), ‘무력감’(35.7%) 등의 순이었다.》
○ 절반은 휴가 후유증으로 고생한다
휴가를 떠나면 보통 평소와는 다른 환경에서 생활하게 된다. 무더운 대낮에 뙤약볕에서 뛰어다니고 밤새 술을 마시기도 한다. 해외로 휴가를 다녀온 사람은 시차적응이 안 돼 고생한다.
이로 인해 생체 리듬이 깨지면 만성피로에 시달리거나 불면증을 겪을 수 있다. 휴가 후유증이란 바로 평소 반복되던 생체리듬이 갑자기 깨지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이 씨처럼 휴가 중 갑작스럽게 무리한 레포츠를 즐기거나 무거운 짐을 들다가 목이나 허리를 크게 다치는 경우도 적지 않다.
1999년 7월부터 7000여 회의 수술경력이 있는 해피본신경외과(www.happybone.co.kr) 이지영 원장은 “휴가 중 급격한 외부 충격으로 목이나 허리를 다쳐 물리적 치료를 받았는데도 한 달 이상 상태가 호전되지 않으면 즉시 병원을 찾는 것이 좋다”고 충고한다.
○ ‘장기비행 척추 피로 증후군’
장시간 비행을 해도 후유증이 생긴다. 비좁은 공간에서 잘못된 자세로 오래 있기 때문에 몸이 찌뿌듯하거나 허리, 목, 어깨 등이 쑤시고 아프다. 이처럼 오랜 시간 비행으로 목과 허리에 피로가 쌓이는 현상을 ‘장기비행 척추 피로 증후군’이라고 부른다.
휴가로 인해 생긴 척추 피로로 목이나 허리의 통증이 심하면 온찜질로 척추 부위 근육을 풀어주는 것이 좋다. 혈액 순환을 통해 뭉친 근육을 풀어 주고 통증을 완화시켜 주는 것이다. 샤워기나 뜨거운 물수건을 이용해 따뜻한 물로 아픈 부위를 마사지하거나 뜨거운 물에 반신욕을 하는 방법이 무난하다. 목과 허리 스트레칭을 겸하면 더 효과적이다.
척추 피로를 풀기 위해선 충분한 휴식이 필요하다. 하지만 하루 종일 잠을 자거나 누워 있는 것은 바람직한 방법이 아니다. 오히려 목과 허리를 더 피곤하게 만든다. 도가 지나친 휴식이나 잘못된 자세가 오랫동안 계속되면 척추가 딱딱하게 경직돼 통증을 심화시킨다.
따뜻한 물로 가볍게 샤워를 한 뒤 잠을 자고 수면 시간은 평소에 비해 1∼2시간 많은 것이 적당하다.
(▲위의 이미지 클릭후 새창으로 뜨는 이미지에 마우스를 올려보세요. 우측하단에 나타나는 를 클릭하시면 크게볼 수 있습니다.)
(도움말=해피본신경외과 이지영 원장·02-563-7959)
이호갑 기자 gd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