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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50기 국수전…한 수에 무너지다

입력 | 2006-08-25 03:00:00


축구에 비해 점수가 많이 나는 야구나 농구, 배구는 상대적으로 이변이 적다. 발보다는 손으로 하는 종목이 정확도가 훨씬 높기 때문이겠지만 경기 속성상 이들 종목이 축구에 비해 점수를 올릴 수 있는 공격 기회가 훨씬 많기 때문이기도 하다. 예를 들어 명궁을 뽑을 때 달랑 화살 두 대로 우열을 가리는 것보다 열 대의 화살로 승패를 가리는 것이 확률적으로 실력 있는 사람에게 훨씬 유리한 것처럼.

바둑은 한 판에 보통 300수 가까이 두어야 승부가 나는 게임이므로 손으로 하는 스포츠 종목보다 더 이변이 적은 편이다. 그럼에도 단 한순간 단 한 수에 의해 승패가 결정되고 마는 속성도 지니고 있다. 지금 이 바둑이 그렇다.

흑 77의 무리수로 인해(99의 자리를 지켰어야 했다) 백이 주도권을 쥐었으나 백 92가 지나쳐 그만 뒤집어지고 말았다. 참고도 백 1, 3으로 하변을 단속했으면 우세했다. 141수 끝, 흑 불계승. (108…25, 119…111, 122…116의 곳)

해설=김승준 9단

글=정용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