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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바다이야기’의 권력형 非理 악취

입력 | 2006-08-22 03:00:00


‘바다이야기’ 수사와 관련해 노무현 대통령은 “내 조카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면서 “문제는 정책 실무 차원의 오류일 뿐”이라고 선을 그었다. 그러나 바다이야기 관련 의혹은 갈수록 권력형 비리의 악취를 짙게 풍기고 있다. 바다이야기의 영상물등급심사가 이루어진 2004년 당시 문화관광부 장관이던 정동채 의원은 “사행성을 우려해 영상물에 대한 규제 강화 방안이 필요하다고 다섯 차례나 요청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윗선의 개입 의혹을 시사했다. 영상물등급심사위원을 지낸 한 인사는 “위원들이 몇 명 이외에는 들러리였다”고 폭로했다. 정치권 실세(實勢)의 개입 가능성을 시사하는 발언이다.

문광위 소속 박형준 의원은 ‘게임업자 대화 녹취록’을 입수해 “친여 실세 2명이 경품용 상품권 사업자 지정의 배후”라면서 여권(與圈)의 정치자금 조성 의혹을 제기했다. 여당 실세 의원을 지지하는 모 대학 386 모임은 사업자 지정을 도와주는 대가로 2억 원을 요구했다는 증언이 있는가 하면, 문화부 관계자는 작년의 검찰 조사 때 “의원들의 전화 때문에 못살겠다”고 털어놓았다고 한다. 정치권의 막후(幕後) 압력 또는 로비가 심했음을 보여 주는 정황 증거이다.

이해찬 전 국무총리 관련 의혹도 심상치 않다. 총리 경질의 계기였던 지난 ‘3·1절 골프’ 때 함께 어울린 기업인은 골프 회동 2주일 뒤 상품권 사업자로 지정됐다. 영상물에 대한 문화부의 규제 강화 요청을 묵살한 총리실 국무조정실의 처사도 그렇다. 상품권 사업자로 지정된 회사의 다수가 일거에 적자 기업에서 벗어난 점도 로비의 필요성 및 가능성을 엿보게 하는 대목이다.

전윤철 감사원장과 정상명 검찰총장은 언론 등이 제기하는 모든 의혹을 철저히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그런데도 노 대통령은 감사와 수사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듯한 말을 계속하고 있어 과연 바다이야기 의혹을 규명하려는 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럽다. 노 대통령은 조카와 권력 실세들의 관련 의혹이 제기되는 이 사건에서 더는 조사의 독립성과 공정성을 해치는 언행을 삼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