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Leisure]“웰컴 투 도쿄 디즈니 씨”

입력 | 2006-07-21 03:00:00

디즈니 친구들의 부름을 받고 신화의 세계에서 돌아온 드래건. 해상쇼 ‘미시카의 전설’은 디즈니씨가 개장 5주년을 맞아 내놓은 야심작이다. 캐릭터들이 물과 불까지 뿜어 흥미를 더하는 가운데 무더위에 털인형을 뒤집어쓴 배우들이 이따금 애처롭다. 사진 제공 도쿄 디즈니 씨


살랑, 바람이 분다.

파르르 떨던 파도가 돌계단에 부딪치며 하얗게 부서진다. 바다를 품에 안은 운하. 그 뒤로 세월을 놓친 듯한 지중해풍 건물들이 가지런하다. 남유럽 부호들만 쉬어간다는 이탈리아 항구마을 ‘포르토피노’를 닮았다.

카푸치노 한잔이 어울릴 풍경. 갑자기 북소리와 팡파르가 들렸다. 뜬금없는 화려한 장식의 배. 여신과 정령들이 춤을 춘다. 화려한 불꽃, 근사한 오색연까지….

드디어 바다 한복판에 주인공이 등장한다. 신화와 만화, 낭만과 모험이 버무려져도 어색하지 않은 친구. 역시, 미키 마우스다.

일본의 ‘도쿄 디즈니 씨(Tokyo Disney Sea)’는 전 세계의 디즈니 테마파크 가운데 유일하게 바다를 소재로 했다. ‘어린이와 가족’이라는 디즈니의 무게중심을 지키면서도 바다의 낭만을 담아 젊은 감성에 잘 맞는다는 평.

‘바다 위의 미키 마우스’ 디즈니 씨가 올해로 개장 5주년을 맞았다. 새롭게 선보이는 쇼와 놀이기구가 흥겹고, 10개월간 이어지는 이벤트도 풍성하다.

여름 축제와 사랑에 빠진 도쿄 디즈니 씨에 가봤다.

○ 어린이의 꿈과 젊음의 낭만이 만났다

디즈니 씨가 속한 ‘도쿄 디즈니리조트’는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테마파크 중 하나. 본가의 큰형쯤 되는 미국 플로리다의 디즈니월드와 세계 놀이공원 입장객 순위 1, 2위를 다툰다.

도쿄 디즈니 리조트를 이루는 양대 축이 도쿄 디즈니랜드와 도쿄 디즈니 씨. 한국에선 디즈니랜드(1983년 개장)가 유명하지만 현지에선 디즈니 씨가 근사한 데이트 명소로 인기다. 12일에도 해질 무렵이 되자 교복을 입은 고교생과 정장 차림의 남녀 커플이 눈에 띄게 늘어났다.

도쿄 디즈니 씨는 도쿄만의 바닷물을 끌어들여 7개의 테마 항구를 꾸몄다. 고대 문명의 바다부터 미래의 항구, 아라비안 해안에서 뉴욕 항까지…. 시공간을 건너 뛰어 고스란히 옮겨온 항구에서 빠진 것은 딱 하나, 바다 내음이다. 안전과 청결을 위한 소독이 짠 내조차 없앴다.

포르토피노를 닮은 항구는 디즈니 씨에서 처음 마주하는 얼굴인 ‘메디테러니언 하버’. 쇼핑몰 식당 카페가 몰려 있어 헤어진 일행과 만나거나 간식과 차를 즐기기 좋다. 베네치아 식 곤돌라와 멋스러운 증기선도 여기서 탄다.

하버를 끼고 왼쪽으로 가니 타이타닉마냥 큰 배가 눈에 들어왔다. 20세기 초 뉴욕의 경쾌함과 뉴잉글랜드 어촌의 소박함이 함께하는 ‘아메리칸 워터프런트’. 이곳에 정박 중인 대형여객선 ‘SS 콜롬비아호’의 다이닝룸과 라운지에서 즐기는 상큼한 화이트와인 한 잔도 꽤나 유혹적이다.

‘미스티리어스 아일랜드’와 ‘로스트리버 델타’에 가면 미지세계를 탐험하는 인디아나 존스가 되어볼 차례. 화산 동굴 어트랙션 ‘센터 오브 디 어스’나 360도 회전 롤러코스터 ‘레이징 스피리츠’는 꼭 타보자. 놀이기구는 줄이 길면 패스트 패스(Fast pass)로 예약한 뒤 시간 맞춰 돌아오면 된다.

브로드웨이 뮤직시어터에서 열리는 ‘빅 밴드 비트’, 머메이드 라군 극장의 뮤지컬 ‘언더 더 시’, 아라비안 코스트에 있는 매직램프극장쇼 등도 놓치면 아쉽다. 포트 디스커버리의 ‘스톰라이더’를 탈 땐 스포일러(spoiler·내용 또는 결말을 미리 말하는 관람객)를 주의할 것. 결론을 듣고 타면 맥 빠진다.

디즈니의 꿈나라에 빠져보고 싶다면 ‘호텔 미라코스타’에 투숙하는 것도 권할 만하다. 로비에서 디즈니 씨로 바로 이어지고, 객실에서 보이는 디즈니 씨의 전망도 좋다. 객실마다 베네치아 포르토피노 피렌체 등 전망의 분위기가 다르다.

인근 ‘디즈니 앰배서더 호텔’은 시내로 나가기 쉽고 대형 쇼핑몰과 영화관이 있는 ‘익스피어리’와 연결돼 있다.

○ 미키와 함께 신화와 축제 속으로

앞서 설명한 ‘미키 마우스와 바다, 신화의 만남’은 디즈니 씨가 5주년을 기념해 선보인 ‘미시카의 전설(The Legend of Mythica)’. 메디테러니언 하버에서 낮 1회 공연되는 뮤지컬과 곡예, 불꽃놀이가 어우러진 해상 버라이어티쇼다. 출연진 130여 명에 중형선박 10대와 제트스키까지 동원됐다. 29억 엔(약 239억 원)가량 투자됐다.

미시카는 드래건 유니콘 등이 사는 신화의 세계. 큰 불편은 없지만 일본어로 진행돼 줄거리를 알아두면 편하다. 영어 노래와 일본어 내레이션은 모든 쇼의 공통점. 도널드 덕의 아리가토(고맙다는 뜻의 일본어)가 처음엔 낯설 수 있다. 야외라 햇볕이 따가우니 모자와 선크림을 챙겨두자.

개장기념일인 9월 4일에 맞춰 아메리칸 워터프런트에서 문을 여는 어트랙션 ‘타워 오브 테러’도 관심거리. 높이 59m의 폐허가 된 호텔에서 벌어지는 초자연 현상을 테마로 한 프리 폴(free fall·자유낙하) 타입의 놀이기구다. 총건설비 210억 엔(약 1727억 원).

5주년을 맞아 한국인 관광객을 위한 행사도 열린다. 다음 달 31일까지 추첨을 통해 5쌍에게 2박 3일 무료여행권을 준다. 협찬여행사 관광객을 대상으로 50명당 1명에게 1만 엔 상당의 미키마우스 인형도 선물한다. 자세한 내용은 인터넷(www.go2sea.co.kr)에 나와 있다.

도쿄=정양환 기자 r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