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對 토고전은 스리백?…비밀훈련서 이영표 미드필더로

입력 | 2006-06-10 03:00:00


‘포백이냐 스리백이냐?’

지난해 9월 한국축구대표팀 사령탑을 맡은 뒤 줄곧 포백 수비를 강조하던 딕 아드보카트 감독이 토고와의 첫 경기를 얼마 남겨 두지 않고 갑자기 스리백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8일 독일 레버쿠젠 바이아레나에서 열린 대표팀 훈련. 아드보카트 감독은 언론에 단 15분만 공개한 뒤 비밀 훈련을 실시했다. 대표팀 관계자와 비밀 훈련의 룰을 깨고 훈련을 지켜본 일부 취재진에 따르면 아드보카트 감독은 스리백 수비 훈련을 시켰다. 9일 열린 훈련에선 미드필더들만 따로 훈련시키는 4 대 4 미니게임에 수비수 이영표를 김남일-백지훈과 한 팀으로 만들어 이을용-박지성-이호 조와 겨루게 해 그를 미드필더로 활용할 뜻을 비쳤다.

“수비라인 포메이션은 상대 공격수의 수에 따라 달라진다. 투톱이면 스리백, 스리톱이면 포백을 쓰면 된다”고 강조하면서도 줄곧 포백을 고수하던 아드보카트 감독이 갑자기 노선 변경을 한 것이다. 특히 아드보카트 감독은 지난해 부임한 뒤 단 한번도 비공개 훈련을 하지 않았는데 이날 갑자기 비밀 훈련을 한 것도 새로운 카드로 ‘스리백’를 가다듬기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노르웨이전과 가나전에서 포백라인이 상대 공격수에게 쉽게 뒤 공간을 내줘 위기를 자주 초래한 것이 아드보카트 감독을 변화시킨 것으로 보인다. 한국 선수들이 스리백에 익숙하다는 점도 감안됐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

2002 한일 월드컵을 준비하던 거스 히딩크 감독도 처음 포백인 4-4-2를 고수하다 결국 스리백인 3-4-3 포메이션으로 바꿔 4강 신화를 이뤄 냈다.

스리백과 포백은 수비수가 3명이냐 4명이냐의 차이. 하지만 전술 활용에서는 큰 차이가 있다. 수비진 배치에 따라 미드필드진은 물론 공격진까지 큰 변화가 생긴다.

포백은 4명의 수비 중 양쪽 풀백이 활발하게 공격에 나서고 그 빈자리를 중앙의 수비형 미드필더나 중앙 수비가 메운다. 선수 자원을 효율적으로 쓸 수 있고 공격 전환 때 집중도도 높일 수 있다. 다만 전술 개념이 복잡해 선수들 간의 유기적인 협력 플레이가 중요한 만큼 조직력을 다질 시간이 필요하다.

스리백은 수비 때 양쪽 미드필더들이 수비에 가담해 수비가 5명으로 늘어나 안정감을 준다. 1명이 미드필더로 나서기 때문에 중원 장악력도 좋아진다. 하지만 전체적인 팀 컬러가 수비 지향적이 돼 선진 축구에서는 거의 쓰지 않는 포메이션이다.

과연 아드보카트 감독은 13일 토고전에 어떤 카드를 들고 나올까.

쾰른=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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