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15일 리비아와의 외교관계를 전면 복원하기로 했다. 양국 관계가 단절된 지 26년 만이다.
미 국무부는 향후 45일 안에 리비아를 ‘테러지원국’ 명단에서 제외한 뒤 수도 트리폴리에 미국 대사관을 개설하는 등 양국 외교관계를 전면 정상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조치는 리비아가 2003년 12월 핵무기 등 대량살상무기(WMD) 프로그램을 자진 포기한 이후 양국 관계개선을 추진해 온 데 따른 것이다.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은 성명에서 “오늘 선언은 리비아 지도부가 테러리즘을 배격하고 WMD 프로그램을 포기하기로 한 역사적 결정에 따른 가시적 결과”라고 설명했다.
데이비드 웰치 미 국무부 차관보는 리비아에 대한 세심한 모니터링과 평가를 거쳐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리비아의 WMD 폐기는 국제사회에 ‘리비아식 모델’이란 새로운 핵 문제 해결방식을 제시했으며, 외교관계 전면 정상화까지 이뤄진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된다.
미국은 특히 북한 핵에 대해서도 ‘리비아식 해법’을 제시하며 북한의 선(先) 핵 폐기 결정을 촉구해 왔다.
미국은 1980년 이후 리비아를 북한 이란과 함께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정권 중 하나로 꼽으며 오랫동안 테러지원국 명단에 올려 왔다.
리비아는 1988년 270명이 희생된 팬암 103기 폭파 사건의 배후로 지목돼 각종 제재를 받아 왔다.
특히 미국은 1986년 미군 병사들이 많이 출입하는 베를린 디스코클럽 테러공격의 배후에 리비아가 연루됐다며 리비아에 두 차례 공습을 단행하기도 했다.
이철희 기자 klim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