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판 ‘마지막 잎새’의 주인공 주신웨 양(오른쪽 아래)이 휠체어에 앉아 톈안먼 광장에서 거행되는 국기 게양식을 보고 있다. 사진 제공 신화통신
중국판 ‘마지막 잎새’의 주인공 주신웨(朱欣月·8) 양이 베이징(北京) 톈안먼(天安門) 광장에서 거행되는 국기 게양식을 보고 싶다는 소원을 드디어 풀었다.
지난달 11일 싼보푸싱(三博復興) 병원에서 뇌종양 제거 수술을 받은 주 양은 8일 오전 5시 7분 톈안먼 광장에서 많은 시민이 지켜보는 가운데 휠체어에 앉아 부모와 함께 36명의 의장대가 진행한 국기 게양식을 직접 바라보는 감격을 누렸다.
국기 게양식은 태양이 뜨는 순간 시작돼 2분 7초간 진행되며 국가가 두 차례 연주된다.
중국 언론들은 “주 양은 국가가 연주되고 오성홍기가 올라가기 시작하자 두 눈을 크게 뜨고 국기를 바라보며 오른팔을 들어 경례 자세를 취했다”고 전했다. 기력을 회복하지 못한 주 양은 이날 간호사의 도움으로 간신히 오른팔을 들었다.
뇌종양으로 시력까지 잃었던 주 양은 많이 회복된 상태지만 병원 측은 “강한 불빛은 감당하기 힘들다”며 플래시를 터뜨리는 사진 촬영을 금지했다.
의장대는 국기 게양식이 끝난 뒤 주 양을 위해 특별히 ‘모의 게양식’을 연출하기도 했다.
딸의 소원을 들어 주기 위해 지난달 22일 지린(吉林) 성 성도인 창춘(長春)에서 ‘가짜 톈안먼 국기 게양식’을 보여 줬던 아버지 주더춘(朱德春·43) 씨는 “아이가 흥분하면 안 될 것 같아 아직 사실대로 알리지 않았다”며 “딸은 이번이 두 번째 보는 국기 게양식으로 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창춘 시 시민과 학생 2000여 명은 지난해 10월 뇌종양으로 쓰러져 죽음을 앞둔 주 양의 마지막 소원이 톈안먼 광장의 국기 게양식을 보는 것이지만 장거리여행이 어려워 뜻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는 현지 신문의 보도를 보고 창춘의 한 대학 운동장에서 ‘톈안먼 국기 게양식’을 재현해 중국 전역을 감동시켰다.
9일 베이징을 떠나 고향 지린 성으로 향한 주 양은 창춘의 병원에서 치료를 계속 받는다.
베이징=하종대 특파원 orionh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