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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테마북]입맛 글맛, 그리고 사는 맛

입력 | 2006-04-15 03:01:00


맛있는 책, 요리책이 다양하게 진화하고 있다. 우리가 상식적으로 보아왔던 요리책들은 요리전문가들이 만든 음식과 레시피(조리법)를 소개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인터넷의 발달과 푸드 스타일링이라는 새로운 문화의 접목으로 책에 등장하는 요리하는 손의 주체가 바뀌고 있고, 책 속의 사진들은 ‘작품’들로 가득하다.

요리전문가의 책으로는 ‘박종숙의 저녁밥상, 아침밥상’을 추천한다. 아침밥상과 저녁밥상을 따로 나누어 각각 알맞은 요리들을 선보이는데 메뉴 구성이 자극적이지 않으면서 요리하는 사람의 정성과 먹는 입의 즐거움이 연상되는 것들이다. 한 가족의 건강을 책임져야 하는 엄마라면 한 권쯤 소장해도 아깝지 않을 책이다.

가정요리 선생들의 책 가운데는 ‘폼나는 스피드 요리’가 눈에 띈다. 일반적인 반찬 레시피를 기대하는 초보 주부보다는 요리에 일가견이 있는 독자들을 위한 요리책이다. 책의 앞부분에 요리재료 손질법과 보관법, 조리도구, 고추기름이라든가 다마리간장 등 평범한 요리책에서는 얻기 힘든 홈메이드 소스 제조법이 잘 소개됐다. 책값에 비해 비싼 가정요리 수업을 받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게 해 준다.

인터넷 블로그에서 취미로 시작해 누리꾼에게서 인정받아 등장한 인터넷 요리작가들의 책들은 독창성과 친근함을 앞세운다. ‘누가 해도 참 맛있는 나물이네 밥상’은 자취생활을 하는 남자가 유명 요리를 자신만의 비법으로 흉내 낸 음식들을 소개하는 발상의 기발함이 돋보인다. 일반인에게는 멀게만 느껴지는 계량단위 대신 몇 개, 몇 줌으로 재료의 양을 설명해 초보 요리사들에게 가깝게 다가선다.

요리책이라고 부르긴 어색하지만 허영만의 만화 ‘식객’은 만화를 보는 재미와 그 속의 요리를 맛보는 재미가 시너지 효과를 이룬다. 일본 요리 만화책인 ‘초밥왕’과 달리 우리나라 팔도강산 각 산지의 요리장인의 비법과 우리 땅에서 나는 여러 재료가 소개된다는 것이 장점. 풍부한 향토 음식에 관한 지식은 전문서적으로도 배우기 힘든 것들이어서 전공자들에게도 지적 즐거움을 준다.

‘희망요리수첩’은 요리 인터넷 사이트 운영자인 김혜경 씨가 2년간 슬프면 슬픈 대로, 기쁘면 기쁜 대로, 살림하면서, 요리하면서 느낀 것들을 솔직담백하게 써 내려간 부엌일기다. 소개되는 요리의 가짓수가 많지는 않지만 요리 하나하나가 정말 삶의 맛이 밴 것들로 맛깔스럽게 채워져 있다.

이은주 주부·숙명여대 식품영양학 박사과정

요리에 도움을 주는 주요 책들제목지은이토막평박종숙의 저녁밥상, 아침밥상박종숙→ 어르신들 대접하기 좋은 요리대한민국 자녀 요리책조후종→ 생애주기별 요리 묶음폼나는 스피드 요리우정욱→ 손님상 폼 나게 차려보기

누가 해도 참 맛있는 나물이네 밥상나물이→ 초보 요리사도 잘할 수 있다베비로즈의 요리비법현진희→ 간편하고 손쉽게 접할 수 있는 요리오늘은 마트 장봐서 요리하는 날홍은경→ 가족들의 건강을 생각한 레시피식객허영만→ 보다가 배고파지는 만화헬렌 니어링의 소박한 밥상헬렌 니어링→ 단순하고 소박한 음식철학희망요리수첩김혜경→ 사연 하나 요리 하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