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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횡령 기업인 혐의 못밝혔다고 조세범 몰아가는건 비겁”

입력 | 2006-03-25 03:00:00


“차라리 무능하다는 소리를 듣는 게 낫다.”

서울중앙지검 검사와 직원들이 긴장하고 있다. 임채진(林采珍·사진) 서울중앙지검장이 2월 취임 이후 각종 회의와 회식 자리 등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검찰의 수사 관행을 강하게 질타하고 있기 때문이다. 임 지검장의 이 같은 ‘내부 비판’은 취임 직후부터 거의 하루도 거르지 않고 계속되고 있다.

검사들이 전한 임 지검장의 발언은 ‘절제된 검찰권 행사’와 ‘품격 있는 수사’로 요약된다.

임 지검장은 뇌물 제공이나 횡령 혐의로 기업인 등을 수사하다가 여의치 않으면 조세 포탈 등 다른 혐의로 압박을 가하는 식의 수사 관행에 대해 ‘비겁한 짓’이라는 표현까지 썼다고 한다.

그러면서 “계좌 추적, 참고인 조사 등은 사건이 발생한 시점을 전후해 일정한 범위 내에서 이뤄져야 한다”며 “수사를 해보고 혐의가 없으면 없다고 솔직히 인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 지검장은 이 같은 관행을 바로잡기 위해 내사 사건 중 1년 이상 진행되고 있는 사건들을 모두 보고하도록 했다. 임 지검장은 “1년 동안 검사와 가족, 주변 사람들이 계좌 추적과 출국 금지를 당하고 검찰에 불려 다닌다고 생각해 봐라”며 “차라리 무능하다는 소리를 듣는 게 낫다”고 말했다.

대다수 검사는 “과거 선배들의 잘못된 관행을 답습하지 말라는 충고”라며 공감했다. 일부에선 “특별수사는 어떻게 하라는 것이냐”며 고개를 갸우뚱하기도 했다고 한다.

조용우 기자 woogija@donga.com

정원수 기자 need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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