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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조심! 주말부킹 줄줄이 취소…청렴위, 골프 금지령

입력 | 2006-03-24 03:08:00


이해찬(李海瓚) 전 국무총리 골프 파문에 이어 23일 국가청렴위원회의 공직자 골프 제한 지침으로 사실상 공직자 골프 금지령이 내려지자 이번 주말 골프 모임을 가지려던 공무원들의 부킹 취소가 잇따랐다.

▽주말 부킹 취소 사태=이번 주말 골프 모임을 가지려던 공무원들이 부랴부랴 부킹을 취소하는 소동이 벌어지고 있다.

중앙 부처의 한 고위 간부는 23일 “동창들과 분기(3개월)에 한 번씩 하는 모임이 이번 주말에 있지만 동창들이 먼저 ‘부담스러우면 미루자’고 해서 취소했다”며 “직무 관련자가 아니라서 문제될 것은 없지만 조심하는 게 낫겠다고 판단해 부킹을 지인에게 넘겨 줬다”고 말했다.

경북지역에서도 고위 공직자들의 골프 모임 취소가 이어졌다. 한 기관장은 “모처럼 부하 직원들과의 모임을 마련했지만 뒷말이 날 수 있어 자제하기로 했다”며 “다른 기관장들도 사정이 비슷한 것 같다”고 말했다.

울산 보라컨트리클럽 김진훈 상무는 “이 전 총리의 골프 파문 이후 공직자들의 골프장 출입이 현격하게 줄어들어 최근에는 거의 오지 않고 있다”며 “공직자들이 주말과 휴일에 부킹 부탁 전화를 해 오던 것이 사라졌다”고 전했다.

일부 공직자는 과거에 비해 더욱 엄격해진 골프 금지령에 대해 해도 너무한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충북도의 한 공무원은 “투명한 공직사회를 만든다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과도하게 기준을 적용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제한지침에 어긋나지 않는다면 골프를 계속 치겠다는 소신파도 눈에 띄었다.

경남도의 한 간부는 “일요일인 26일 과거 모시던 상관 및 동료와 라운드를 약속했다”며 “신경은 쓰이지만 업자나 업무 관련자들이 아니어서 취소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직무 관련자와의 골프 전면 금지=청렴위는 이 전 총리의 3·1절 골프 파문으로 논란이 된 공직자의 골프와 관련해 모든 공직자에 대해 직무 관련자와의 골프를 전면 금지했다.

청렴위는 이 같은 내용의 ‘골프 및 사행성 오락 관련 공직자 행위 기준에 관한 지침’을 확정하고 중앙 및 지방행정기관 328곳과 공직 유관단체 476곳에 이 지침을 전달했다고 이날 밝혔다.

각 기관은 별도로 행동강령 운영 지침을 만들어 이르면 이달부터 시행한다.

이 지침에 따르면 공직자와의 골프가 금지되는 직무 관련자는 △민원을 냈거나 신청하려는 개인 및 단체 △인허가 취소, 영업정지 등으로 이익이나 불이익을 받은 개인 및 단체 △수사 감사 감독 검사 단속 행정지도 등의 대상인 개인 및 단체 등이다.

공직자의 범위도 확대됐다. 중앙 행정기관의 장차관을 비롯한 고위 공직자는 물론 기초·광역지방자치단체, 정부의 투자기관 산하기관 출연기관 직원 등도 포함돼 모두 120여만 명이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직무와 관련이 없는 민간인과의 골프는 골프 비용을 누가 내든지 관계없이 허용된다. 또 비용을 각자 부담한 경우 공직자끼리의 골프도 허용된다. 다만 상급자는 부하 직원들의 골프 비용을 내 줄 수 있다. 내기 골프에 대해선 특별한 규정을 두고 있지 않다.

장차관과 일부 고위 공직자에게 주어지는 그린피 할인의 경우 직무와 관련이 있을 때는 접대로 규정하고 있다.

골프와 관련된 행사에 공식 초청되거나 외국과의 업무 처리 과정에서 공직자가 부득이하게 골프를 하게 될 경우 사전에 기관장이나 감독기관장에게 보고를 하도록 했다.

화투, 카드, 마작 등 도박이나 사행성 오락도 골프와 마찬가지로 취급된다.

공직자가 이 지침을 위반할 경우 청렴위는 위반 사실을 소속 기관장에게 통보하고 기관장은 각 기관이 마련한 징계 규정에 따라 해당 공직자를 징계하도록 돼 있다.

청렴위는 장차관이나 선출직 기관장이 위반했을 경우 소속기관이나 감독기관에 결과를 통보하고 언론 등에 위반 사실을 공개할 방침이다.

수원=남경현 기자 bibulus@donga.com

창원=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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