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디아(Chindia·중국과 인도의 합성어)’는 2006년에도 세계 경제성장의 주역이 될 전망이다. 중국을 무섭게 추격하고 있는 인도는 올해도 성장 전략을 통해 국가 경제를 견인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예산안을 편성했다. 중국 역시 도시와 농촌 간에 양극화된 인적 자원의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 예산안을 마련했다. 인적 자원이 성장의 토대라는 인식 때문이다.》
◆인도“성장만이 빈곤 해독제”
지난달 28일 인도 뉴델리의 하원 회의장.
팔라니아판 치담바람 인도 재무장관이 2006년 회계연도(2006년 4월∼2007년 3월) 예산안을 제출하면서 2시간에 걸친 연설을 시작했다.
“먼저 3월에 종료되는 이번 회계연도 경제성장률이 8.1%에 이른다는 반가운 소식을 전합니다. 새 회계연도에는 10% 성장할 수 있도록 정부가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저는 성장이 빈곤에 가장 좋은 ‘해독제(antidote)’라고 믿습니다.”
▽성장이 빈곤 해소의 해법=인도 정부가 매년 회계연도 시작을 한 달 앞두고 하원에 제출하는 예산안은 인도에선 항상 초미의 관심사다.
예산안과 함께 각종 세율을 발표해 기업과 개인은 물론 민생 전반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정부의 한 해 경제정책 방향을 발표하는 자리다.
인도 최대 일간지인 ‘더 타임스 오브 인디아’ 등에 따르면 이날 공개된 예산안의 총규모는 5조6400억 루피(약 125조 원).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의 4.1%였던 재정적자를 3.8%로 줄이겠다는 야심 찬 계획도 발표했다. 인도 정부는 그동안 만성적인 재정적자로 어려움을 겪어 왔다.
인도는 요즘 높은 경제성장률을 기록하고 있지만 인구의 25%가 빈곤층으로 분류될 정도로 여전히 가난한 국가다. 잘나가는 소수의 부유층과 다수의 빈곤층의 격차는 상상을 초월한다.
치담바람 장관은 그 해법으로 성장을 통한 빈곤 탈출 전략을 제시했다. 그는 “빈곤 및 실업과의 전쟁은 계속될 것”이라며 “빈곤 해소를 위한 최선의 방법은 경제성장이고, 세금 인하와 투자 지출 증대가 지속적인 성장을 견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때문에 소득세와 법인세를 그대로 유지하고 수입관세와 소비세를 내려 소비를 촉진하기로 했다. 소형자동차에 대한 세금 인하가 대표적인 사례. 이날 소형자동차에 대한 세금 인하가 발표되자마자 인도에 진출한 현대자동차 등 자동차 업체들은 소형차 가격을 전격 인하했다. 최근 소득이 급증한 중산층의 소비를 늘리기 위한 전략이다.
그러나 인도정부는 부족한 세수(稅收) 확보를 위해 일부 서비스 분야에 대한 세율은 기존의 10%에서 12%로 올렸다.
▽인프라, 보건, 교육, 농촌 지원에 예산 집중 투입=그동안 인도는 열악한 인프라가 항상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이 때문에 이번에는 발전소, 도로, 항만 등 인프라 전반에 대한 투자를 전년도에 비해 50% 늘렸다. 교육 예산도 31.5% 늘려 경쟁력을 높이기로 했다.
인도 인구의 3분의 2가 살고 있을 뿐만 아니라 여전히 전체 경제의 25%를 차지하는 농촌지역 지원을 위해 농부들에 대한 대출이자 인하 및 관개시설 지원에 많은 예산을 투입하기로 했다.
뉴욕=공종식 특파원 kong@donga.com
◆중국 “인재 키우기에 총력”
중국은 2006년 예산에서 교육 부문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기로 했다고 차이나데일리가 1일 보도했다.
2006∼2010년의 5년간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교육 예산 비중을 4%로 끌어올리겠다는 것이다. 중국이 이 기간 중 교육 부문에 2182억 위안(약 27조 원)을 투자한다.
저우지(周濟) 교육부장은 “지난해 교육 예산 비중은 2.8%로 높지 않았다”며 “올해부터 교육 관련 지출을 꾸준히, 두드러지게 늘리면서 전국에 고르게 분배하겠다”고 강조했다.
중국의 교육 부문 투자 확대는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으려는 목적이 있다. 양극화 상태인 도시와 농촌의 교육 여건을 같은 수준으로 맞춘 다음 경제 성장에 필요한 인력을 양성하려는 것이다.
중국은 1986년부터 초등학교 6년, 중학교 3년을 합쳐 9년의 무상 의무교육을 법제화했다. 그러나 2004년 현재 베이징(北京)과 상하이(上海)를 비롯한 대도시의 의무교육 중퇴율은 0%에 가깝지만 중서부 7개 성에서는 5%에 이르렀다.
이는 겉으로는 무상교육이지만 교과서와 난방, 교통비 등은 각자 부담하는 가난한 농촌 형편 때문이다. 저우 부장은 “올해부터 서부 지역 초중학교의 학비와 각종 부담금을 면제하고 2007년부터는 중부 및 동부 지역으로 이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교사들이 승진을 하기 위해서는 일정 기간 반드시 농촌 지역에서 근무하도록 의무교육법도 개정하기로 했다. 일종의 ‘교육 하방(下放) 정책’인 셈이다.
또 저우 부장은 “국민의 자질이 떨어지면 13억 명의 인구는 큰 짐이 되겠지만, 자질이 뛰어나면 중국은 엄청난 인적 자원 보유라는 이점을 얻게 된다”며 직업 교육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중국은 5∼14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제10기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제4차 회의를 열고 교육 양극화 해소 방안뿐 아니라 도농(都農) 간 소득격차를 줄이기 위한 사회주의 신농촌 건설 예산안 등을 확정해 통과시킨다. 또 그동안의 양적 성장 노선에서 벗어나 교육을 비롯해 의료 여건 개선과 환경보호 등 국민생활의 질적 개선 문제도 다룰 예정이다.
이 진 기자 leej@donga.com